▲ 신영균 씨지엠 컨설팅 대표 |
취임식을 앞두고 인수위원회를 '대전시민경청위원회'로 이름 짓고 '일하는 경청위원회, 열린 경청위원회, 현장중심 경청위원회'의 3대 원칙 아래 시민이 참여를 위한 '시민참여위원회'와 당선자 공약의 실행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위원회', 시정의 현안을 다루기 위한 '시정현안특별위원회' 등 3개 분과체제로 시정 인수작업과 시민여론 수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에 신문을 보면 인수위를 둘러싸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기사로 실리고 있다. 인수위 명단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인수위가 민선 5기 시장의 정책을 반영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가장 뜨거운 주제로 이야기 되는 것은 대전 도시철도에 대한 이야기다. 민선 5기 때 고가방식으로 결정했지만 선거를 통해 지상철도 방식을 공약으로 내건 후보가 당선되었으니 이미 진통은 예상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도시철도 2호선이 고가방식이 되든 지상 방식이 되든 그것은 인수위의 역할 밖의 일이다. 취임식이 끝나고 직접 새로 당선된 시장이 정책을 시행할 때의 문제이지 인수위가 이에 대해 결정하거나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당선된 시장의 주요 공약으로 발표한 내용을 보고 대전시민들이 투표로 선택한 만큼 이미 정책의 정당성은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인수위와 연결 지어서 비판하는 것은 타당한 비판이 아닐 것이다.
민선 6기 인수위에 대한 논란 중에 다른 하나는 시민단체가 다수 포진되어 있다는 것이다. 위원회에는 참여연대나 경실련 등의 시민단체 인사들이 다수 들어가 있다. 이를 두고 시민단체에 대전시를 내어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일부 잡음이 들리고 있다. 민선 6기 인수위는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기구다.
게다가 인수위 역할은 단순한 시정에 대한 인수작업보다 시민 여론수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짧은 기간에 여러 일을 하다보니 이 과정에서 다소 매끄럽지 않거나 작은 실수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은 어찌 보면 쉽게 예상될 수 있는 모습들이다. 이를 두고 일일이 문제를 삼는 것은 성숙한 여론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더불어 인수위에 시민단체 인사들이 포함된 것에 대한 비판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이는 시민단체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시민단체를 정치적으로 바라보면서 좌편향이라는 선입견을 이입시키는 잘못된 관점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인수위 참여는 오히려 시민경청위원회의 위상에 맞는 바람직하고 환영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항상 대립되거나 차이가 있는 패러다임이 존재한다. 사람마다 제각각의 세상을 보는 관점도 다르고 세력으로 뭉쳐서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대립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대전시의 행정수반인 대전시장이라는 자리도 정치적인 입장을 가지고 정당의 공천에 의해 선거에 나온다.
하지만, 적어도 정당정치가 아닌 행정자치의 문제에서는 다소 정치적 관점을 배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지방자치단체는 정치적 편향이 극히 적게 반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수와 진보라는 대립적인 시각보다 지역중심의 패러다임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민들의 요구하는 바를 시정에 반영하고 지역의 발전을 위한 정책들이 어느 한쪽을 위한 이익을 대변하는 방향보다 다수 이익을 향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지방자치가 정치적 편향에서 거리가 다소 멀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이번 민선 6기 시장당선자를 2년여 동안 지근거리에서 보아 왔다. 그 동안 당선자의 인간적이고 합리적인 성품과 대전에 대한 성실한 열정을 보아왔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민선 6기에 대한 기대가 작지 않다.
대전시는 이제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진정으로 대전을 위하는 시민이라면 새로운 시작에 대해 큰마음으로 용기와 박수를 보내야 한다. 성숙한 시민의 모습으로 좋은 시정을 펼 수 있도록 민선 6기의 첫 발걸음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할 때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