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목]조류<藻類>의 양면성, 그러나 극과 극은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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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목]조류<藻類>의 양면성, 그러나 극과 극은 통한다

[사이언스칼럼]오희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사)한국조류학회 회장

  • 승인 2014-06-19 13:53
  • 신문게재 2014-06-20 17면
  • 오희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오희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 오희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사)한국조류학회 회장
▲ 오희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사)한국조류학회 회장
기온 상승과 함께 매 여름철에 강이나 호수, 바다에서 조류의 대량 증식에 따른 녹조, 적조 발생을 염려하게 된다. 부영양화된 수체에서 광량, 수온 등이 높아지면서 남조류, 와편모조류 등 특정 조류가 대량으로 급속히 증식하여 경관훼손, 수질악화, 어장피해 등의 해작용이 나타난다. 식물플랑크톤으로도 불리는 조류는 수중에서 광합성 작용에 의하여 무기물로부터 유기물을 생산하고, 동물플랑크톤, 어류 등의 먹이로 사용되는 생태계의 주요 구성원이며, 생산자로서 수중 생태계 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수중 영양상태가 과도하게 되면. 특정 조류의 대량번성에 의하여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다양한 피해를 일으키고, 우리에게 수질 악화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다.

녹조, 적조는 다른 환경문제와 같이 정확한 원인규명과 이에 따른 적절한 조치에 의하여 완화될 수 있다. 근본적 해결책은 부영양화를 유발하는 질소, 인 등 영양염류의 유입을 줄이는 것이며, 이를 위하여 환경기초시설 확충, 연구개발 확대 등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국민 각자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 시행한 환경정책으로서 쓰레기분리수거 제도는 국민의 적극적 동참에 의해 주거지 환경개선과 함께 자원 재활용을 동시에 달성한 대표적 성공사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녹조, 적조 해결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를 높이고, 각자가 오염물질의 배출을 억제함으로서, 수환경 개선을 달성할 수 있는 제도적, 정책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한편, 조류는 우리 인류의 식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식품자원이다. 건강식품으로 이용되는 클로렐라, 스피룰리나 그리고 주요 해조류 식품인 미역, 다시마, 김 등은 모두 조류에 속한다. 지난 4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2014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는 50여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였고, 동시에 “해조와 미래산업”이란 주제로 개최된 완도국제해조류심포지엄은 12개국에서 350여명이 참석하는 큰 행사였다. 외국의 참석자들도 박람회와 심포지엄의 동시 개최에 의한 학문과 산업의 시너지 효과, 한국의 발달된 해조류 양식업 등을 보고 놀라움과 함께 찬사를 보냈다. 이를 계기로 조류로부터 식품, 사료, 고부가 유용물질 등을 생산, 판매하는 조류산업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녹조, 적조와 해조류, 환경문제와 미래산업, 생장억제와 생장촉진 등으로 일견 상반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은 모두 조류의 생장원리에 바탕을 둔다는 점에게 일맥상통(一脈相通) 한다. 우리가 조류의 생장기작을 더욱 잘 이해함으로써, 이들의 지나친 생장을 억제하여 녹조를 저감하거나, 이들의 낮은 생장을 촉진하여 특정 유용물질의 생산을 높일 수 있다. 즉, 조류의 생장원리를 이용한다는 면에서 생장억제와 생장촉진이라는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자연계에서 장구한 세월에 걸친 진화의 결과로서, 단시간에 급속히 증식하여 녹조를 발생시키는 남조류의 생장원리를 보다 정교하고, 세밀하게 연구한다면, 조류의 획기적인 생장조절도 가능할 것이다. 더욱이 근래에는 유전자 구성 및 기능 분석기술의 놀라운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조류 생장의 억제나 촉진 상태에서 유전자 발현의 정도를 분석하면, 조류의 다양한 생리·생태적 상태를 보다 용이하게 진단하고, 생장조절의 방법을 신속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우리의 주변에서도 상반되는 견해나 현상, 또는 실행방법이 다른지만 결국 같은 목표를 추구하는 경우를 종종 접할 수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 학문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른 의견, 불협화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들의 조화로운 협력과 협조에 의하여 더욱 건설적이며, 창의적 의견이 도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주 상반되는 극과 극도 통한다고 하는 관점에서 보면, 대립되는 견해와 의견을 서로 보완, 활용함으로써 융합을 통한 공통의 상생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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