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묵 한밭대 총장 |
더욱이 정치가 당리당략에 따라 쉽게 표만 얻기 위해 갈등의 중심에서 이런 상황을 적절이 이용(?)하기 때문에 그 골을 메워주기는커녕 깊이만 더해주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오염된 환경에서 독버섯이 자라나는 것처럼 이런 혼란 속에서는 언제나 병리현상들이 산출되어 우리 사회 곳곳에 겹겹이 쌓이게 된다. 자기 출세와 안위에만 관심있는 관피아는 물론이고 오직 표만 세는 철학 없는 정치인들, 법과 숨바꼭질하는 부패한 권력층, 하청업체 갈취하는 대기업 오너들, 주변사정 안보고 자기이익에만 몰두하는 귀족노조, 통일을 빙자하여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이념세력, 사회갈등을 치유하기보다는 부추기면서 기생하는 사회활동가들, 화려한 경력과 지식으로 평생 막말을 쏟아내며 존경받고 사는 인격결핍 지식인, 종교활동을 가장하여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는 사이비종교인, 이웃 눈치는 아랑곳없이 호화판 생활하는 천민재벌, 교실에서 의식화 교육에만 전념하는 비양심 선생님들이 바로 오늘의 적폐생산자들이다.
적폐는 우리 사회를 비정상적으로 만들고 국민을 양극화시킴으로써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다. 국가개조는 이런 적폐들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문화 패러다임을 바꾸는 작업이기 때문에 국민 스스로 해결해야 할 매우 어려운 과제다. 사색당파의 적폐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많은 사화들이 일어났고 중국왕조의 흥망성쇠도 적폐가 주요 원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진나라의 분서갱유도 전국시대의 백가쟁명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혼란이 야기됨으로써 취해진 극약처방이었다. 이처럼 적폐가 한계를 벗어나면 혁명과 민중봉기를 야기함으로써 극도의 사회혼란으로 치달은 예는 얼마든지 있다. 프랑스혁명과 청교도혁명도 절대왕권의 절대군주제와 시민들의 계몽주의적 사상으로 양극화된 보편적 가치관의 차이로 인하여 발생된 적폐에서 기인되었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는 국가개조론은 바로 이런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여 우리 사회가 사회적 큰 재앙을 피하고 보다 안정화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해방 후 60여 년 동안 오직 “잘살아 보세”만을 외치며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로서는 오천년 역사 중 가장 잘사는 세상을 만들었을지는 모르지만 그 부작용 또한 크다는 사실을 이제 깨닫게 되었다.
마치 농사는 좋은 토질과 기후가 필요하듯이 미래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올바른 사회의 공통적 가치관과 확고한 정체성 확립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적폐 척결을 위해서 제도를 고치고 조직을 바꾸는 혁신전략인 정부의 대증요법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국민행복국가를 만들기 위해 이제부터 국민 모두가 참여하여 사회문화 패러다임을 바꾸는 원인치료법 즉 국가 개조가 절실하다. 우리는 할 수 있다. 임진왜란 때는 의병으로 맞서고 일제식민지시대는 국민저항으로, 그리고 1998년 외환위기 때는 장롱 속에 숨겨둔 금붙이를 모아서 위기를 기회로 만든 슬기로운 민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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