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지 않고 그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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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지 않고 그릴 수는 없다

박돈 초대전 24~7월31일 대전시립미술관 5전시실

  • 승인 2014-06-18 14:08
  • 신문게재 2014-06-19 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1992 '일출송'
▲1992 '일출송'
“진경(眞景)은 보지 않고 그릴 수 있겠지만 느끼지 않고 그릴 수는 없다.”

대전시립미술관(관장 이종협)은 24일부터 7월 31일까지 제11회 이동훈 미술상 수상작가인 박돈 화백 초대전을 개최한다. 이동훈 미술상은 작가이며 교육자로서 대전ㆍ충청지역 미술계를 개척하고, 한국 근ㆍ현대미술계 발전에 큰 발자취를 남긴 고(故)이동훈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고자 2003년에 제정돼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하는 미술상으로, 이번 전시는 전년도 11회 수상자인 박 화백의 70년 화업 인생을 한자리에서 이해할 수 있게 마련됐다.

전시 작품들은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철저하게 모든 작업의 과정을 생략하지 않고 지켜내고 있는 작가정신의 근본을 담고 있는 치열한 힘의 공간을 전시장에서 느낄 수 있다. 박 화백의 조형공간은 어느 곳을 그렸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무엇을 느끼고 어떻게 그렸느냐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돈(1928ㆍ본명 박창돈) 화백은 황해도 장연 출신으로 1949년 남하한 실향 작가다. 평생을 회화에 대한 신념으로 일관하며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해 온 그의 예술세계는 구상을 바탕으로 한 끊임없는 실험정신에 있었다. 가장 아름다운 한국적 정서와 조형의지를 담아내고 있는 그의 작품세계는 맑고 소박한 심성에 바탕을 둔 서정성 짙은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마치 토벽 벽화 같은 느낌이 드는 향토적 화면과 토기ㆍ백자 항아리, 시골 풍경의 소년ㆍ소녀, 초가 등의 소재들로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정서, 그리고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담아내는 작가다.

박 화백은 “나는 서양의 재료를 이용해 한국적 회화를 추구한다”고 말한다.

가장 한국적인 회화는 그 재료적 쓰임이나 기법적 쓰임의 문제에 따른 것이 아니고 하나의 조형성을 구축하고 있는 작가 정신의 문제이며, 작가 스스로를 보여주는 것임을 박돈 화백은 평생의 화업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즉, 박 화백은 서양화의 재료를 가지고 가장 간결하고 집약적인 이미지를 통해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조형어법을 구축해 보이며 하나의 작품이란 바로 정신적 산물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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