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선거 교육을 하고 있다. |
2008년 한국 남성과 결혼한 베트남 출신 장지영(28)씨는 젊은 나이에 한국에 왔기 때문에 본국에서도 투표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 2월 3년만에 한국국적을 취득해 6·4 지방선거에 당당하게 한표를 행사했다.
아침 6시 남편과 같이 도고면 제1투표소를 찾아 남편이 일러준데로 투표를 마친 지영씨는 “첫 투표이라서 두근거리고 설레었어요”라고 말했다. 지영씨는 바쁜 직장일로 투표에 대한 사전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다문화가족을 위한 공약을 한 후보자에겐 소중한 한표를 찍었다고 좋아했다.
그러나 지영씨와 달리 다른 베트남출신 이주여성 K(27)씨는 3년 전에 영주권을 받았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투표하지 못해 서운해 했다. 직장 일이 바빠서 투표하고 싶은데 투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중한 한 표 보다 영업의 이익이 우선인 기업들이 아직도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의 처지를 빗대 아쉬워 했다.
일부 결혼이주여성들 또한 한국영주권이 있지만 한국어가 서툴러서 이번 선거에 참가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들이 한국인들과 동동한 입장에서 한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교육 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아산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지난달 14일 아산시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과 함께 선거교육 및 모의선거를 통해 투표를 왜 해야하는지, 투표방법이나 절차, 과정, 몇 명을 뽑는지 등 교육을 실시했다. 이런 교육이 많은 외국인 유권자들에게 확대돼 적극적인 주권행사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기관이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다.
아산=오안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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