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꽃이 피기도 전에 삶의 무게을 못이겨 한국 남성과 결혼을 선택한 베트남 A씨는 사는게 하루 하루가 버겁다. 당장 한국에서는 시부모님을 모셔야하고, 멀리에 사는 베트남 친정집도 돌봐야 하는데 하나도 도움을 줄 수 없어 잠을 제때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시어머니는 시집온지 3년째인데도 집안 살림도 못하고 애도 잘 키우지 못한다며 꾸지람과 잔소리가 하루도 끊일 날이 없어 A씨는 서럽기만 하다. 살갑게 대해 주지 못하는 남편도 야속하기만 하지만, 고국에 있는 친정집을 생각하면 그는 하루 빨리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A씨의 친정아버지는 모래를 싣고 다니는 배를 몰면서 생계를 유지했는데 배가 낡아 침몰해 돈을 벌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설상 가상으로 첫째 아들이 트럭 운반으로 돈을 벌었는데, 콩팥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게 돼 삶의 희망이던 트럭마저 팔게됐다. 보다 못한 언니는 가족들의 병원비와 생계를 위해 시집을 포기하고 짐을 싸서 러시아로 돈을 벌러 갔지만 수입은 영 시원치 않다.
한국의 상황도 별반 다를게 없다. 응웬모씨가 출산한 후 4개월이 되었을 때 남편이 회사에 일하다가 사고가 나서, 오래 동안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이때 A씨는 우울증까지 생겼다.
남편만 믿고 한국에 왔는데, 이렇게 고통을 겪고 있다며, 자신의 어리석은 결정을 때때로 후회한다고 했다. 그는 남편이 한국으로 데리고 올때는 베트남에 돈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해 “자기 하나만 고생하면 자기 가족들이 어느 정도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왔는데, 오히려 한국생활이 더 어렵다”고 전했다.
현재 많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들은 친정집의 생계를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결혼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했지만, 한국에서도 좀처럼 어려운 환경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삶의 지표를 찾아 자립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이 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A씨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사회종합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사회복지 자격증을 따서 비슷환 환경에 놓인 이주여성들을 돕기 위해서 오늘 하루도 틈나는대로 공부한다고 했다. A씨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후원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후원문의 041-548-9779)
아산=응웬티꾸엔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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