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까지 '고~올' 외치다 '골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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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고~올' 외치다 '골골'

전날밤 9~10시께 잠자리·점심시간 낮잠 활용해야… 심혈관·고혈압 질환자는 주의

  • 승인 2014-06-16 13:31
  • 신문게재 2014-06-17 10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 김지욱 교수 이수화 교수
▲ 김지욱 교수 이수화 교수
직장인 안모(39)씨는 요즘 '2014 브라질 월드컵'의 경기 일정을 체크하고 시청 스케줄을 짜는 등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태극전사들과 세계 최고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것은 행복한데, 한동안 골골댈 몸 상태가 걱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거리가 밀려드는 사무실에서 졸고 있을 수만은 없다.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월드컵을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지욱 교수, 가정의학과 이수화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잠못자는 것쯤이야' 방심말고 잠자리 드는 시간 앞당겨라= 수면은 개인차가 있지만 하루에 최소 5시간 정도 취해야 다음날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다. 브라질 월드컵의 한국경기 일정은 새벽 4시, 5시, 7시로 예정돼 있다. 경기시간이 이른 새벽이기 때문에 일찍 잠을 자는 것이 가장 좋다. 전날 오후 9시~10시경 잠자리에 든다면 피로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한국경기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경기도 봐야한다면 간접 조명을 쓰거나 조명을 약간 어둡게 해서 눈의 피로를 줄이는 것이 덜 피로해지는 방법이다. 또한 거리를 두고 TV를 시청하며, TV는 눈높이보다 약간 낮은 위치에 두고 틈틈이 다른 곳을 보면서 눈에 휴식을 준다. TV 시청 후 곧바로 잠들고 숙면을 취한다는 생각으로 다량의 술을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술은 오히려 수면을 방해한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잠을 청하는 것을 권한다. 무엇보다 피로를 푸는 데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따라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30분 이내의 낮잠을 자는 것도 괜찮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지욱 교수는 “밤샘 경기로 잠을 충분히 못 자 다보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수면부족을 불러와 만성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며 “방안 습도는 60%, 실내온도는 20~23도로 맞춰놓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한 뒤 우유를 마시는 것도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골~!! 과도한 감정이입 금물… 심혈관계 환자 늘어=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다가 지나치게 흥분해 갑자기 뒷목이 당긴다거나 가슴 통증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느껴지면 즉시 TV시청을 멈추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혈압 및 맥박수를 체크해보고, 정상인 데도 불구하고 증상이 좋지 않으면 바로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손에 땀을 쥐는 스포츠 중계의 특성상 우리 몸을 각성시키는 교감신경계가 자극된다. 교감신경계의 활성은 심혈관계의 활성으로 이어져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 간혹 스포츠중계를 보다가 돌연사 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는데 그 돌연사의 원인이 바로 지나친 흥분으로 인해 교감신경계가 지나치게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혈관 기능이 약한 노인, 고혈압을 앓고 있는 사람, 그밖에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 교감신경계의 활성화는 요통 등 우리 몸의 근육통들을 악화시킨다. 평소에 허리가 자주 아프거나 목뒤가 뻐근하고 어깨가 결리는 사람들은 이 기간 증상이 악화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술, 담배, 카페인 음료 등은 교감신경계를 자극한다. 스포츠중계만으로도 교감신경계가 지나치게 자극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러한 습관은 버리는 것이 좋다.

▲“밤경기에 야식도 빠질 수 없지” … 저칼로리로 위에 부담 덜가게=밤늦게까지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면 야식을 찾게 된다. 더운 여름밤 치맥(치킨+맥주)이 간절히 생각나겠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참아야 한다.

야심한 시간의 야식은 소화기관의 장애와 복부비만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를 앓고 있는 경우라면 만성질환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절대 금해야 한다.

또한 야식의 문제는 소화가 충분히 되지 않는 상태에서 잠든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비만은 물론 역류성 식도염, 위장장애로 이어지기 쉽다. 그렇지만 경기를 보면서 먹는 재미 또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심심한 입을 달래려면, 저칼로리나 무알콜 등의 칼로리가 적은 야식을 권장한다. 맥주, 탄산음료 대신 우유, 생과일주스, 미숫가루, 치킨대신 닭가슴살 샐러드가 좋겠다.

과도한 공복감에 잠을 잘 수가 없는 경우에는 죽같이 소화에 부담이 적은 음식을 소량 먹는 것이 낫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수화 교수는 “비타민이 듬뿍 든 식품으로 체내에 활력소를 공급하고, 미지근한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것이 좋다”며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꾸준히 섭취하면 신체의 기능이 원활해지고 소화력 또한 상승해 건강하게 야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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