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뜸해진 세월호 추모 분향소… 철거시기 고민

  • 정치/행정
  • 지방정가

발길 뜸해진 세월호 추모 분향소… 철거시기 고민

애도의 마음 보여야 vs 심리적 우울감 해소 '반응 엇갈려'

  • 승인 2014-06-15 16:26
  • 신문게재 2014-06-16 5면
  • 이경태 기자이경태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2개월이 지난 가운데 자치단체가 세월호 추모 분향소와 리본 부스 철거 시기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직 실종자가 남은 상황에서 희생자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보여야 한다는 여론과 사회·경제적인 위축 및 심리적인 우울감을 해소하기 위해 분향소와 추모리본부스를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현재 시청 1층 홀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를 운영하고 있다.

참사 직후에는 실국 단위로 시청 직원들이 교대로 24시간 분향소를 관리하는 등 상주 근무를 했다. 이후 지난달까지는 일과 시간 이후 실국 단위 1명씩 비상근무를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분향소를 찾는 추모객이 거의 보이질 않지만 시는 현재로서는 분향소 철거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은 상황이다.

총리 지시사항으로 분향소를 설치한 만큼 별다른 지시가 없는 한 자체적으로 철거를 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시청 주변 인도변에 마련됐던 추모 리본부스는 민간단체가 별도로 설치했지만 최근에 철거된 상태다. 동구도 구청 입구 측면에 세월호 추모 리본부스를 마련했지만 철거 여부를 놓고 아직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참사 이후 2개월이 지나면서 매달아놓은 추모 리본이 빛에 색이 바래거나 일부 훼손되기도 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선뜻 철거를 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달까지 구청 직원들이 일과 시간이 끝난 뒤 교대로 오후 9시까지 근무를 하면서 직원들의 피로도가 누적됐다는 반응이다.

동구 한 관계자는 “아직은 실종자가 남아있기 때문에 철거와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이달부터는 현재는 직원을 투입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부스만 남겨놨다”고 말했다.이처럼 자치구가 세월호 분향소 및 추모 리본부스 철거를 염두에 두는 데는 장기간 지속되는 애도 분위기 속에서 사회·경제 전반의 위축과 지역민들의 심리적 상실감 및 우울증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아직도 실종자 수색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모 부스 등을 철거할 경우, 비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구는 서대전시민공원에 설치해놓은 세월호 추모 리본 부스를 지난 3일 이후 철거한 상태다. 시민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민원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중구 관계자는 “마음이 심란해지는 느낌 때문에 시민공원에 나가는 게 부담스럽다는 민원이 이어졌다”며 “전국민적으로 애도의 마음을 갖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추모 리본 부스에는 관심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