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구 13·15대 국회의원, 계룡건설 명예회장 |
문 지명자가 교회 장로의 자격으로 다른 목사의 한 시간짜리 강연이 유고가 생겨 피치 못하는 사정에 원고 준비도 없이 행한 연설의 전체 맥락은 무시한 채 문제된 부분만을 토막토막 추출하여 비판적이고 선정적으로 보도한 것이다.
이 참혹한 보도를 접한 국민의 누구도(나도) 크게 자극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으나, 막상 문 지명자나 청와대는 별것 아닌 것 같이 일소에 부쳤다.
다음날(목요일) 문 지명자 측은 허위사실 날조와 악의에 찬 명예훼손으로 발설자를 고발하겠다고 했으며 청문회를 통하든, 설명회를 통하든 발언의 진실을 해명하겠으며 결코 도중 하차(사퇴)하지 않겠다고 했다. 의혹이 있으면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법. 그렇다면 진실은 무엇인가? 드디어 문제된 교회강연회에서 행한 1시간짜리 영상물이 공개되었으며 일시 피해를 받은(?) 여당 간부들은 한시간 이상 기록 영상물을 시청하였으며, 전체적 흐름으로 볼 때 애국애족 일념으로 열변한 것이지 매국, 반민족적 흐름은 감지할 수 없었다고 발표했다.
다음날(금요일) 문제를 제기했던 매스컴은 일제히 일본의 보도내용을 첨가해서 보도했다. 일본의 유수(有數) 신문과 방송 및 유명 지도자의 명의를 적시하면서 특종으로 보도한 것이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한국의 훌륭한 지도자가 나타났다” “역사의 죄인 취급을 받던 일본도 명분이 서게 됐다”는 식의 보도이고, 문 지명자는 제2의 이완용 같은 친일지도자라는 환호를 하고 있다는 직감을 일으킬 수 있는 뉘앙스였다.
필자는 일본 최대의 독자를 가진 우익지 요미우리 신문(讀賣新聞)의 문제의 기사를 찾아보았다.
보도내용은 이 신문에 일면 특종으로 취재했다고 발표했는데 사실은 그날 6면에 200자 원고지 6장 정도의 서울발 뉴스였다. 보도된 주제는 “韓國首相候補 또 波紋(한국수상후보 또 파문)” 이고 부제는 “日本(일본)의 植民地支配(식민지지배)는 神(신)의 御心(어심)”으로 다루었다.
그 신문 보도내용은 박근혜 대통령이 1차 지명했던 안대희 씨가 변호사 수임료 의혹으로 사퇴하고 2차로 문창극(전 중앙일보 주필)을 지명했다. 그러나 또 문 지명자는 KBS가 폭로 보도한 서울 모 교회에서의 강연에서 “神은 왜 이 나라를 일본 식민지로 만들었는가? 神의 御心이었다.”
한국의 최대 야당은 대통령의 인사시스템에 심각한 의혹이 있다고 한다. 반면 문 지명자는 “사죄할 필요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는 12일 수석비서관 4명의 교체인사도 발표했다. 금명간 내각 개조를 단행하고 쇄신어필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그러나 이 혼란을 수습해 나갈 수 있을까? 불투명하다는 사실 기사였다. 이 기사에서 주제와 부제에 사용한 용어에 독자는 유의해야 한다.
일본의 집권자는 총리고 한국의 국무총리는 집권자 밑에 있는 내각(정부)책임자인데 이를 일본식으로 썼고, “神의 御心”이란 일본의 건국 大神인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의 가르침을 뜻하는 것이고 문지명자의 강연에서 사용한 하느님의 뜻이란 기독교 장로 신분으로 교회행사에서 늘 쓰는 하느님의 뜻이란 뜻이다.
우리나라는 유사 이래 주변 강대국의 핍박과 착취를 당해왔다. 언제 한번 자주국가로서 자주권을 갖춘 적이 있으며 언제한번 백성들이 군주나 집권세력으로부터 억압과 착취를 당해 본 적이 없는 역사가 있었는가?
평생 역사인식과 논평에만 질주해온 문창극 지명자가 우리나라 우리민족의 기나긴 가련했던 지난 역사를 반성하고 모든 과거사는 우리 탓이고 우리가 하기에 달려 있으며 이 희망은 하느님의 뜻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애국심과 애족심을 역설한 강연요지로 받아들이고 싶다.
또 문지명자는 60평생을 오로지 역사공부와 현실 논평으로 꿋꿋하게 살아온 분이기에 주위에 싫어하는 사람은 많지만 신세를 진 사람은 없다는 세평이다. 혼란스런 난맥상을 누구의 눈치 보지 않고 헤쳐나가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쇄신의 주방장 역을 제대로 수행해 나갈 수 있는 찾아내기 힘든 인물이 아닌가? 믿어보고 밀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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