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남인환피부과 원장 |
그런데 현 상황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안전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노력보다는 어정쩡 책임회피를 시도하는 일부 기득세력과 사고책임에 대한 주체를 놓고 국가를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일부 반정부세력의 설침이 우리의 억장을 무너지게 한다. 아직도 수습되지 못한 주검이 찬 바다속에 있는데 지방선거를 내세워 제 잘났다고 떠들어대고, 국민의 진정한 민의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서 우리사회에 정치라는 게 왜 있어야하나 싶다.
6월은 보훈의 달이다. 국민이 갖는 기본 의무중 국방의 의무는 나라의 안위를 지키는 신성한 의무이고, 국가를 위한 희생을 순국이라하여 최상의 명예로 지킨다. 국가를 위해 죽은 이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기리고 그들의 가족과 그들의 흔적을 잘 지키고 살펴주는 것이 보훈의 진정한 의미다.
우리 사회에는 국방의 의무를 신성하게 생각하는 젊은이가 많아야 하고, 능력있는 부모를 두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징집당해 한 이삼년 인생을 썩히고 왔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는 절대로 없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사회에는 기득권층 특히 국민선출직의 가족들의 병력사항을 보면, 국방의 의무에서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찾기가 정말 힘들다.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어떤 이유였든 간에 국방의 의무를 마치지 못한 사람이라면 아예 정치권-공무원은 몰라도- 국민 선출직에는 발을 못 붙이게 했으면 어떨까하는 턱도 없는 생각(성차별이라 비난 받겠지만)까지 해봤다.
불행하게도 우리시대엔 영웅이 별로 없다. 국가에서도 국민 스스로도, 우리 스스로가 영웅을 만들지 못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거룩한 희생뒤에 남게 될 영웅적인 명예가 없으니, 국가나 사회전반에 위험하고 자기희생이 필요할 때,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고 도망가는 이기적인 부끄러움만 남는 사회가 되었다.
연평해전에서 희생된 우리의 영웅들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만들고, 세월호 참사속에 보여준 몇몇 의로운 희생을 우리들의 작은 영웅으로 더 명예롭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우리 국민이나 국가에겐 없는 것인지 스스로 묻고 싶다. 사회와 국가를 위한 희생이나 힘든 노력뒤에 얻어진 명예가 세상 어떤 것보다 큰 가치로 대접받고, 국가에서 영원히 제대로 보훈하는 일, 이를 위해 범국민적 노력과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국가 안위에 대한 제대로 된 안전시스템 구축의 첫 단추라고 생각한다. 내 한몸 희생뒤에 남겨진 힘든 가족들의 모습이 아니라, 명예롭게 대접받고 제대로 보훈받는 가족으로 남는다는 걸 알고 있다면,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위협 받을 때 스스로 용기있는 행동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후 수습과정부터 지방선거까지 온 국민이 애도분위기에 휩싸여 온 나라가 모든 기본 국민생활을 내려놓고 있을 때도, 선거기간 내내 박대통령을 지키느냐, 세월호로 심판하느냐 하면서 정치화시켜 갑론을박으로 국기를 흔들고 있을 때도 용기있게 국민에게 바른 소리하시는 큰 어른이 없음이 안타까웠다. 두달여 동안 누적된 슬픔으로 국민의 삶이 무너져 방향을 못 잡을 때, '애도는 함께 하되 사고수습은 관계자들에게 맡기고 모든 국민들은 일상의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곧은 목소리를 내주는 사회의 큰어른을 보지 못했다.
이번 세월호 참사처럼 나라가 힘들고 어렵고 혼란스러울 때 곧고 바른 소리로 나라의 중심을 잡아 주는 큰어른이 그립다. 우리나라의 역동성 때문에 모든 분야에서 너무 빠른 변화가 있어, 시대의 연륜조차 빨리 밀려나 버리고, 인간존엄의 기본 윤리의식이 약해진 것도 있겠지만, 변화와 개혁만이 최선의 모습인양 설쳐대는 진보성향의 반정부, 반사회적인 분위기가 큰 어른을 모실 수 없는 나라 분위기로 되어 버린 게 아닌가 싶다.
너무 감성적이고 미숙한 우리사회가 언제쯤이면 제대로 성숙된 사회모습으로 발전해, 사회구석구석에서 발견되는 멋진 영웅들을 만나고 그들의 희생에 감사하며 그들을 제대로 보훈하며, 나라의 방향을 가르키는 큰 어른들의 가르침을 수시로 받는 행복한 시대가 오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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