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헌]'허니문 기간' 권선택 당선인이 해야할 일

  • 오피니언
  • 미디어의 눈

[최재헌]'허니문 기간' 권선택 당선인이 해야할 일

[중도시감]최재헌 정치사회부장

  • 승인 2014-06-12 15:32
  • 신문게재 2014-06-13 17면
  • 최재헌 정치사회부장최재헌 정치사회부장
▲ 최재헌 정치사회부장
▲ 최재헌 정치사회부장
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치열했던 공천경쟁을 뚫고 폭풍속의 '본선 링'에서 살아남아 두손 번쩍 든 당선인들. 선거가 한편의 영화라면 그들은 지금 해피엔딩의 주인공이 된 기분일 것이다.

이번 선거는 세월호로 통칭되는 어이없는 대형참사가 거의 모든 이슈를 집어 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청권은 그 영향이 다른 어느 지역 보다 강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전례 없는 '깜깜이 선거'에 공약은 뒷전이었다. 급조된 보여주기식 공약은 당선인들에게 빈 공약이 될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고, 무리한 공약 추진은 수많은 논란의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사실 지금은 당선인들에게 속칭 '허니문 기간' 이다. 치열한 경쟁을 치르느라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될 법도 한 당선인들에게는 잠시 쉬어갈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금부터 공식 임기가 시작되는 7월 1일까지는 그들에게 '단꿀'같은 시간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준비하고 검토해야할 시간은 많지가 않아 보인다. 이 시간을 얼마나 보람있게 보내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4년간 지역발전과 지역민들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다.

이번에 처음으로 당선된, 혹은 재선 삼선에 성공한 당선인들은 나름의 계획과 복안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것을 이 기간에 다시한번 잘 다듬어 옥석으로 만들어야 한다.

당선인들 중에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권선택 대전시장 당선인이다. 권 당선인은 시장직에 가기 전에 이미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방식과 관련해서인데, 이미 선거때 부터 예고된 논란이다. 잘잘못을 떠나 자기부상열차라는 방식을 민선 5기에서 이미 결정을 했다. 보다 더 많은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뚫고 임기내 방식을 결정하겠다는 '약속'을 논란 끝에 수행했다.

그러나, 이를 놓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장직에 도전한 후보들은 모두 더 많은 토론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내놓았고, 권 당선인은 트램 방식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트램방식은 노면으로 다니는 것인데, 고가나 지하로 다니는 것과는 확연히 다른 대중교통과의 상충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전문가가 아니라, 보다 세부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진 않다.

다만, 권 당선인이 공약이라 하여 트램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민선 6기는 또 다시 도시철도 방식에 대한 여론 분열로 임기를 허비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이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의견청취가 권당선인에게는 필요하다. 열린 마음으로 말이다. 공약이니 꼭 이뤄내야 한다는 식의 발상은 위험하다.

과거 이명박 정권이 국민이 선택해 준 것 아니냐는 명분으로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다, 심각한 국론분열을 일으키며 4대강 사업으로 후퇴했다. 하지만 그 논란은 사그라들기는 커녕, 더 많은 논란과 문제점, 후유증을 잉태하고 말았다.

권 당선인 역시, 시민들이 선택해주지 않았느냐, 또는 내가 제시한 공약은 시민들과의 약속인 만큼, 꼭 지켜야 한다는 도그마에 빠져서는 안된다. 지금 국민이나 시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불필요한 논쟁이고 분열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수위에 도시철도 2호선을 포함한 주요 공약 재점검 팀을 두어 우선순위로 공약을 재점검 해보는 일도 필요하겠다. 그래야 당선된 뒤 불필요한 소모전을 줄일 수 있다. 담당 공무원들의 방향타를 미리 설정해 주는 만큼, 그동안 그렇게 원했던 대전시정의 최고 리더로서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시민도 편하겠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대전시 부시장을 역임하기도 한 만큼, 권 당선인은 누구보다 대전시정을 잘 아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속칭 자기사람도 있을 것이다. 벌써부터 공무원 조직 안에서는 '피바람이 불 것이다', '누가 누구를 손 본다더라' 라는 식의 소문이 나돌고 있다. 뜬소문이고, 헛소문이길 바랄 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무원조직의 통합과 화합이다. 공무원 조직에서부터 분열이 생기고 혼란이 생기면 시민들은 불안해 할 수 밖에 없다.

권 당선인이 허니문 기간을 잘 보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