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마흔아홉에 연 200억 이상 매출을 올리는 자수성가형 CEO가 있다. 그는 단지 사업을 잘해서뿐만이 아니라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어려운 이웃 돕기 성금 1억원을 기부해 24호 대전아너소사이어티가 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바로 정찬욱 신화금속 대표를 지칭하는 말이다. 지난 주 신화금속의 주력 상품인 우디 타일이 깔린 보문산 산책로에서 정찬욱 대표를 만나 어떤 계기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는지, 젊은 나이에 창업에 성공해 자수성가한 비결은 뭔지,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게 되기까지 지나온 삶의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정찬욱 대표는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는 잘 살았던 집안이지만 5ㆍ6학년때 아버지 사업이 망하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동산중 시절에는 부모가 모두 집을 떠나고 형제들끼리만 살았다”고 회고했다.
그가 고2때 큰 형이 형수를 만나 장가를 들게 됐다. 형수는 형제들 집에 들어와 살면서 학교에 가는 시동생들의 도시락을 싸줬다. 차비가 없어 대사동에서 대전상고까지 걸어다녔던 그에게 형수가 싸준 도시락은 난생 처음 받아보는 사랑과 정이 담긴 눈물어린 도시락이었다. 형수는 그에게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준 여인이었다. 이때부터 그는 방황하던 마음을 접고 2학년 겨울방학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대학갈 형편이 안됐던 그는 한남대 회계학과 야간을 다니면서 낮에는 신발가게 점원 생활도 하고, 막노동도 하고, 학습지 외판원도 해보고, 안해본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일들을 섭렵했다.
정찬욱 대표는 “오늘의 제가 있게 된 것은 형수님 덕분”이라며 “형수님이 없었으면 동네 양아치가 되거나 어느 공장의 생산직 직원으로 끝났을 인생인데 형수님 덕분에 제 인생이 꽃을 피우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결혼 후 제 사업이 승승장구하게 된 것은 사업이 매우 어려움에 처했을 당시에 안먹고, 안쓰고, 구멍난 속옷을 입어가며 푼푼이 모아놓은 쌈짓돈 3000만원을 내놓은 검소한 아내 덕”이라며 “제 인생을 바꾼 두 명의 여인이 바로 저의 멘토이신 형수님과 아내”라고 말했다.
▲해병대 장교 시절=정찬욱 대표는 한남대 회계학과 재학중 해군 해병대 장학생을 지원해 합격했고, 연평도에서 부대생활을 했다. 해군 학사장교격인 해병 간부후보생 73기 소위로 임관한 그는 해병대 대위로 전역하기까지 군에서 학자금을 받았다. 아르바이트하면서 생활비를 벌었던 그는 한밭대에서 토목공학과 석사를 마치고 우송대 관광경영학 박사과정에 들어갔지만 5학기 마치고 6학기때 이 길이 아니다 싶어 그만두었다.
해병대 장교 시절 7년동안 소위, 중위를 거쳐 연평도에서 2년을 복무한 그에게 있어서 연평도 포격전 부대는 그가 중위때 창립해 교육시킨 부대인 만큼애정이 각별했다. 지난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했을때 누구보다 가슴이 아프고 답답했고 화났던 사람이 바로 그였다.
1995년 군대에서 부상을 당해 다리를 다친 그는 전역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수도통합병원에 입원했다가 한달 뒤 퇴원하고 해군본부에 파견나왔는데 중대장 시절부터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전역 후 4년 뒤 고관절 치환수술을 받고 인조관절을 넣은 상태다. 군훈련중 다친 것을 의미하는 전공상심의에서는 무릎이 아픈 것으로 나왔지만 전역 후 4년 뒤 고관절 무혈괴사로 인조관절을 넣을 당시는 원호대상자에서 제외됐다. 명예 회복 차원에서 95년 전역 이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쳐서 이젠 포기했다. 민간병원을 다닌 기록이 10년이 넘어 진료기록이 없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때의 부상으로 그는 지체장애인 5급이 되어 심하게 산에 오르지는 못하는 상태다.
▲동양게이트 대표 이어 (주)신화금속 창업=97년 스틸과 알루미늄으로 특장차의 문짝을 만드는 회사인 동양게이트 대표가 된 그는 이후 (주)신화금속을 창업했다.
정 대표는 “잠을 자다가 꿈에 불속에서 타는 꿈을 꿨는데 귀신불은 꺼지지 않는다고 하니까 금속을 녹이는 일을 하는 신화는 꺼지지 않고 영원히 성장해가라는 뜻에서 귀신 신(神)에 불 화(火)를 써서 알루미늄을 녹이는 용광로 사업이 성공했다”고 말했다. 맨 처음 옥천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01년 신화금속 공장은 논산군 연무읍 황하리에, 사무실은 대전 판암동에 두고 정찬욱 대표가 논산과 대전을 오가며 사업을 진행중이다. 신화금속은 동종업계에서는 대졸 초임 연봉도 제일 높고, 후생복리 환경도 뛰어나 직원들의 직장에 대한 만족도와 충성도가 꽤 높은 편이다.
▲작은사랑후원회 장학금 모임과 YMCA 활동=동구지체장애인협회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정 대표는 7년전 1964년생 이하 젊은 친구들로 구성된 작은사랑후원회 장학금 모임을 통해 70명이 1인당 월 1만원씩 내서 모아진 기금으로 장학금을 주고 있다. 하반기에는 작은사랑후원회에서 장학금을 주고, 상반기에는 신화금속에서 매칭펀드로 장학금을 주고 있다. 정찬욱 대표가 사회활동하면서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게 바로 작은사랑후원회다.
충남대에서 YMCA 활동하던 친구의 권유로 연합회 활동을 하면서 YMCA와 연을 맺게 된 정 대표는 봉사활동을 같이 다니면서 충대 의대, 간호대 학생들과 농활 의료봉사를 가기도 했다. YMCA 활동하면서 내년에 아시아연차대회가 50년만에 한국의 대전에서 열리게 됨을 매우 의미있게 생각하고 준비중인 정 대표는 3년전 아시아연차대회가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열렸을때 다녀온 뒤부터 YMCA 활동에 더욱 열심이다.
▲대전해비타트 실행위원장과 아너소사이어티=지난 봄 중구 문화동에 독거노인과 결손가정을 위해 8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투룸 22채가 들어섰다. 바로 해비타트 주택이다. 서울 해비타트 본부에서 2억 4000만원을 지원해주고 대전 해비타트에서 3억 3000만원을 조달하는 이외에 나머지 돈은 둔산중앙침례교회 담임목사인 박문수 대전해비타트 이사장의 후원을 받았다.
해비타트는 어려운 사람들이 들어와 살게 해주고 20년후 시에 기부채납하는 형식의 주택이다. 이 해비타트에서 그는 토목공학 전공 실력을 마음껏 발휘한다. 새시공장 사장, 유리공장 사장, 플륨관 사장 등 중소기업 사람들이 해비타트에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힘들어서 못하는 일이다. 이들로부터 2억9000만원을 후원받았다. 지난 3월 해비타트 건축 준공이 끝나면서 그는 이제 실행위원장에서 사임해 후원회원으로 남았다.
지난 4월 정찬욱 대표는 아너 소사이어티가 됐다. 1년에 2000만원씩 5년내에 1억원을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면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된다. 정 대표는 아너 소사이어티가 되기 전에도 1년에 2000만원 이상 줄곧 후원해왔다.
그는 “봉사단체와 사회 모임을 하면서 참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며 “목회자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신 해비타트 이사장 박문수 목사님을 비롯해 해비타트 이사 멤버들이 참 좋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해비타트 회원들중 묵묵히 뒤에서 말없이 후원해주는 분들이 많다”며 “후원을 부탁하면 싫다는 소리 안하고 도와주는 분들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회사 슬로건 '1-1-3' 운동=정 대표는 “회사 매출액의 1%는 직원 복지, 1%는 사회 환원, 나머지는 연구기술 개발비에 투자한다”며 “신의, 창조, 도전의 회사 사훈을 바탕으로 올해 50억, 내년에 50억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해 50명의 고용창출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특히 “기업은 멈추지 않고 계속 새로운 것을 개발해야 된다”고 말했다.
▲신화금속의 주력제품-우디블록=신화금속이 올해 주력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우디 목재 블록이다. 상표출원을 마친 우디 목재 블록은 재선충 걸린 소나무를 이용한 것이다.
소나무 침엽수들이 재선충으로 인해 말라죽고 있는 상황에서 재선충 소나무를 재활용해 블록으로 만드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신화금속에서 활용한 것이다. 이 우디블록은 열섬효과가 있어 더운 나라인 두바이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을 준비중이다. 콘크리트보다는 2.5배 비싸지만 천연목재보다 10% 이상 싼 장점도 있다. 보문산의 산책로에도 운동시설 바닥을 신화금속이 주력상품으로 개발한 우디블록을 깔아놓았다. 우디블록을 밟으면 소나무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것도 색다른 매력이다. 고무탄성포장재는 고무유지 성분이라 빗물 침투가 안돼 수명이 5년이 못되는데 반해 우디블록은 수용성이라 빗물침투도 잘되고 친환경적인데다 수명도 20년을 보장한다. 우디블록이 이미 일본에서는 블록방식으로, 독일에서는 층간소음제로 사용되고 있다.
정 대표는 “오는 가을 독일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유럽시장을 겨냥한 개발 관리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회공헌=정 대표는 “기업이 세금 잘내고 날로 발전하면 그게 바로 사회공헌이라고 생각한다”며 “1-1-3 전략을 위해 고부가가치 전략품을 생산하면 수익이 많이 나기 때문에 세금도 많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신화금속에서 주력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우디블록. 순천만정원 블록시공 모습? |
그는 “봉사중 가장 큰 것은 몸으로 하는 봉사이고, 그 다음은 마음으로 하는 봉사이고, 마지막 세번째가 저처럼 돈으로 하는 봉사”라며 “저는 영업전략의 일환으로 기업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기업 이윤이 사회 환원도 되는 아너소사이어티가 된 것”이라고 고백했다.
“돈이 아깝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만 마케팅 비용이라 생각했지요.”
욕심이 눈을 흐리게 만든다. 급하게 빨리 많이 벌려는 욕심이 문제다. 욕심 안부리고 급하지 않으면 된다. 빨리 가려고 하는 사람은 빨리 지치게 돼 있다. 돈은 물이다. 고이면 썩는다. 부익부 빈익빈이 되어선 안된다. 삶의 목적과 돈의 가치에 있어서 돈에 집착하면 안된다. 돈의 가치와 소중함은 버는 것보다 쓰는데에 있다. 어떻게 써야될지 알려고 노력하는 과정이다. 목표점이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고민은 어떻게 사회에 환원할 것인가의 문제다.
2003년 공장 라인에 알루미늄 융해로 화재사건이 발생했지만 그는 불굴의 의지로 거뜬히 극복해냈다. 개혁과 혁명의 변화를 기치로 내건 정찬욱 대표의 신화금속 불패신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정찬욱 대표는…
1965년 대전 대흥동 출생, 대흥초, 대전동산중, 대전상업고, 한남대 회계학과 학사, 한밭대 토목공학과 석사, 우송대 관광경영학과 박사과정 중퇴, 해병대 대위 전역. (주)동양게이트 대표이사,(주)신화금속 창업/대표이사, 충남대 구매조달과정(최고경영자)수료, 고려대 AMQP(최고경영자) 수료, 대전동구지체장애인협회 후원회장 역임 후 현재 고문관, 태전이업종교류회 초대 회장, 충남대전이업종교류회 부회장, 대전YMCA 재정이사, 대전해비타트 실행위원장,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사용자위원, 논산세무서 세정자문위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리더스클럽회원, 대전시장애인단체총연합회 후원회 부회장, 대전시 동구청장 표창, 중소기업청장 표창, 논산세무서장 표창, 지식경제부장관 표창, 행정안전부장관 표창, 대전시장 표창, 대전시 동구청장 공로패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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