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야기 |
작가는 1978년부터 1992년까지 '19751225'의 멤버로 활동하며 해프닝과 야외작업을 경험했다. 또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야투(野投)의 자연미술 활동과 1985년부터 1990년까지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교토 시립 예술대학 판화과에 입학했다. 일본의 구타이 그룹의 멤버였던 요시하라 히데오에게 다양한 미학적 이론과 판화에 대해 사사하며 한국과 일본의 실험미술을 융합시키는 다층적 사유를 경험했다.
이후 행위, 설치, 회화, 판화를 통합하거나 해체하면서도 각자의 영역이 지닌 경계를 대치 상황으로 몰아가기보다는 자신의 사유와 감성을 재발견하는 순환통로가 되고 있다.
이번 개인전 작품을 무심코 보고 있으면 몇 가지 이미지가 떠오른다. 일단 대부분의 작품 패턴이 색면들로 넓게 처리한 공간이 보인다. 중앙 부위에는 길쭉한 사각 세로줄과 가로 면들이 층층이 관통하거나 정답게 마주하고 있다. 작가는 자연을 자연이게 하는 기하학적 속성에 따른 형태와 여백 간의 균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원색이 화면을 장악하면서 내면에서 떠오르는 본질적인 자연 이미지를 추상적인 색면 기호로 축조하는 기하학적 정원을 가꾸고 있다.
이상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