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은 100점이면 뭐하냐? 정작 사용자들이 불편한데….”
대전예술인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할 '대전예술가의 집'이 디자인에만 치우쳐 실용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10일 대전예술가의 집 인근 현장 사무소에서는 '대전예술가의 집 건립공사 제2차 입주기관 관계자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대전예술가의 집에 입주하게 될 대전문화재단, 한국예총연합회, 대전충남민예총, 대전문화원연합회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현황 보고와 공사현장을 시찰하며 격앙된 어조로 공간의 실용성을 지적했다.
한 참석자는 “건물 자체가 둥근 형태로 이뤄져 가구배치나 공간 분할에 어려움이 있다”며 “여러 기관들이 입주해 가뜩이나 공간 자체도 좁은데 형태도 좁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비슷한 점을 이야기했다. 그는 “디자인에만 충실하다보니 정작 사용자들이 필요한 점이 미흡하다”며 “예술단체의 특성상 장비나 자료를 보관할 창고가 필요한데 이 부분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연장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대전예술가의 집에 설치되는 공연장은 '블랙박스형'으로 만들어져 다용도로 활용될 예정이다.
유치벽 대전연극협회장은 “공연 대기실이 공연장에 없는 것이 말이 되냐”며 “공연장 2층이나 지하에 설치되면 아무래도 동선 등이 불편해 좋은 공연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덧마루(연극에 맞는 배경을 만들고자 무대 위에 덧올리는 나무 패널)가 연극에는 필요한데 이를 충분히 반영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공연에 필요한 장비 등은 어느 곳에 보관해야 할지 정말 난감하다”며 “수납 공간이 부족해 공연장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전시장에 대해 한 참석자는 “전시 공간이 유선 형태로 돼 있어 전시를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며 “주변 전시장들에 비해 좋은 점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주차공간 부족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공연장 시설이 좋으면 뭐하냐. 정작 접근성이 떨어지면 다 소용없다”며 “주차면이 관람석의 절반도 안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재단 직원이 주차해도 모자랄 정도로 부족한 점은 사실”이라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라도 시에서 주차에 대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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