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묵]행복한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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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묵]행복한 봉사

[수요광장]강도묵 국제라이온스 356-B지구 총재, 대전·충남 경영자 총협회장

  • 승인 2014-06-10 14:05
  • 신문게재 2014-06-11 17면
  • 강도묵 국제라이온스 356-B지구 총재강도묵 국제라이온스 356-B지구 총재
▲ 강도묵 국제라이온스 356-B지구 총재, 대전·충남 경영자 총협회장
▲ 강도묵 국제라이온스 356-B지구 총재, 대전·충남 경영자 총협회장
라이온스 일을 맡으면서 '행복한 봉사'를 내건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을 내려놓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 슬로건을 내걸 때는 수혜자를 의식하기보다 봉사자들의 삶의 윤택을 먼저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봉사에는 자신의 삶에 행복의 활력소를 불어넣는 절대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아니 이보다 더 삶의 즐거움에 기여하는 활동도 없지 싶기도 하다.

나의 봉사가 수혜자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그것이 어떻게 크게 기여하는지 그건 차후의 문제다. 그냥 이 사회에 나의 조그마한 힘이 비집고 들어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내가 함께함에 부담이 없고, 누가 시기하지 않고, 내 마음껏 능력껏 동참할 수 있는 일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는가.

그런 차원에서 '행복한 봉사'를 내걸었던 것이다. 나의 활동이 사회를 밝혀주는 데에 빛이 된다든가, 수혜자가 고난의 삶에서 탈출한다든가 하는 소망을 가져보지도 않았다. 어찌 보면 이기적인 사고라고 할지 모르나 어디까지나 봉사자의 즐거움과 행복만을 챙긴 말이었지만, 사실 봉사는 남이 알아준다 해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오히려 아무도 모르게 혼자 즐거워서 하는 것이 진정한 봉사인 것이다.

이 일을 함께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적은 사회의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동참하겠다고 찾아왔을 때였다. 능력이 있어 커다란 봉사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그보다는 아주 작은 성의가 모아져서 커다란 열매를 맺을 때였다. 진정 아름답고 행복한 봉사는 자신의 처지에 맞게 능력껏 동참하는 경우이다. 그래서 이들은 절대 남의 눈에 띄는 법이 없고 조용히 행동하기를 원한다.

매년 연말연시에는 자신을 숨기고 베푸는 천사들이 나타난다. 이들을 수소문 끝에 찾아보면 언제나 한결같이 어려운 삶을 꾸리고 있고, 온갖 고생을 다한 분들이다. 이들은 결코 얼굴을 내밀려 하지 않는다. '행복한 봉사'이기 때문에 그렇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행복하기에 숨어서 봉사한다. 이토록 행복한 봉사를 하는 분들은 남을 의식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긴다. 행복한 봉사가 아닐 경우에만 남을 의식한다. 사람은 자기가 행복해지기를 원하기보다 남들에게 행복하게 보이려고 애쓰는 특이한 동물인지도 모른다. 남들에게 자신이 행복하게 보이려는 허영심 때문에 진짜 행복을 놓쳐버린다. 봉사의 현장에서도 그렇다. 자신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인증샷을 하고, 수혜자의 마음에 부담을 안긴다. 진정한 봉사자는 이미 봉사를 한 것으로 스스로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허영에 뜬 사람은 다른 이에게 나의 행복한 모습을 연출하려 한다. 남에게 행복하게 보이려고 애만 쓰지 않는다면, 스스로 만족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남을 의식하기에 눈앞에 있는 진짜 행복을 놓치는 수가 있다.

참다운 행복은 남에게서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남에게 줄 때에 스스로 느끼게 된다. 내어놓는 것이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인간에게 가장 아름다운 행복을 안겨주게 되는 것이다. 기부의 현장에서 보더라도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훨씬 즐거운 표정인 것도 당연히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런 것을 하나로 묶은 말이 '행복한 봉사'였다.

사람이 봉사에 나서는 이유는 자신이 즐겁기 위함이 우선이지만, 한편으로는 사람된 도리이기도 하다. 작은 행복이든 큰 행복이든, 그것을 느끼며 즐겁게 살 수 있는 것은 내가 행복할 때에 불행한 사람이 나의 무거운 짐을 말없이 짊어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 불행한 사람의 침묵이 없었다면 나에게 행복 따위는 있을 리 만무하다. 우리 봉사자들은 이 불행한 사람의 침묵을 늘 기억해야 한다. 이들이 있기에 우리는 '행복한 봉사'를 할 수 있었고, 언제나 행복하게 즐거운 시간을 향유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내가 느끼는 행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할 의무가 있기에 봉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가지고 있던 남의 것을 내놓을 때는 스스로 내놓아야 떳떳하고 마음이 가볍다. 남이 시켜서 마지못해 하게 되면 체면도 서지 않고, 마음도 가볍지 못하다. 스스로 내 가슴이 움직여서 행동으로 옮기게 되면 즐겁고 그 행복이 오래 작용하여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봉사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결정에 따라 자신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행복이 찾아줄 것이다.

하루도 뛰어넘지 못하고 터지는 '물불'의 사고가 이어지는 오늘에 즐겁게 자신의 삶을 꾸리는 방법은 역시 '행복한 봉사'라는 것을 기억할 일이다. 이것은 누구나 할 수 있기에 마음에 따라 많이 가진 자든 적게 가진 자든 평등하게 찾아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이 '봉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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