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보]TV없는 집에 슬그머니 '수신료'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독자제보]TV없는 집에 슬그머니 '수신료'

사전 안내없이 전기요금과 합산 청구… 자동납부땐 확인 어려워

  • 승인 2014-06-09 17:58
  • 신문게재 2014-06-10 5면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2년 전 대전으로 이사 오면서 TV를 없앤 40대 김모씨는 최근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부과되지 않았던 TV수신료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 항의 끝에 납부된 수신료는 돌려받았지만, 찜찜한 마음과 함께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전기요금 고지서를 꼼꼼히 살펴보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전기요금이 자동이체 되는 집에서는 본인들도 모른채 수신료가 납부되는 경우가 또 있지 않을까?”

공영방송 KBS가 TV가 없는 집에 수신료를 '몰래 징수'해 물의를 빚고 있다.

9일 독자 김모씨(41·대전시 중구)에 따르면 2012년 8월부터 집안에 TV가 없는데도 지난 4월과 5월치 전기요금 고지서에 TV수신료가 청구됐다. 이 사실을 지난달 30일 뒤늦게 알고 KBS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고객센터에서는 “죄송하다. 조치하겠다”고만 답변할뿐 수신료 부과 이유를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집에 TV가 있는지 어떻게 확인하느냐”고 묻자 고객센터에서는 “해당 가구를 방문하거나 전화나 우편으로 확인한다”고 답변했지만 김씨는 KBS 관계자에게 “집에 TV가 있다”고 확인해준 적이 없었다.

지난 2월말과 3월 KBS라고 밝힌 남성으로부터 전화가 와서 “집에 TV 있으시죠?”라는 질문을 받은 적 있었지만 그 때도 명확하게 “TV가 없다”고 밝혔기에 수신료가 청구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김씨는 “당시에도 남자 직원이 '집에 TV가 있는 것' 처럼 유도성 질문을 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그 뒤로 사전 안내도 없이 수신료가 청구되어 너무 놀랐고 불쾌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KBS측의 단순실수라고도 생각해봤지만 사전에 수신료 징수를 시작한다는 안내문자나 전화도 전혀 없었다. 대한민국에서 어느 기업, 어느 기관이 소비자에게 사전안내도 없이 매달 2500원의 요금을 부과할 수 있는지 공영방송의 힘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지적하며 “전기요금 고지서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았다면 본인도 모르게 수신료가 계속 납부된다는 점을 이용해 은근슬쩍 수신료를 받으려는 KBS의 꼼수가 아닐까 싶다”고 꼬집었다.

김씨는 “아이 교육 등을 이유로 집에 TV를 놓지 않는 집들이 적지 않은데 무조건 전기요금에 TV 수신료를 합산해서 징수하는 방식은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신료 문의와 관련한 불편함도 지적했다. 김씨는 “수신료와 관련해 KBS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했지만 ‘수신료’ 항목은 홈페이지 맨 아래쪽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았고, 관련 글을 쓰기 위해서는 회원가입 뒤 로그인까지 해야 했다”며 “수신료 징수 편의를 위해서는 전기요금에 합산 부과하는 방법까지 쓰면서도 수신료를 내지 않는 국민들의 편의는 배려하지 않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KBS의 방송 프로그램이 끝날 때면 언제나 ‘수신료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문구가 뜬다. 홈페이지에서도 ‘창의와 신뢰로 미래를 여는 KBS’라는 문구를 봤는데, 진정 ‘신뢰’로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수신료 징수에서부터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의화 기자 joongdonews1951@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