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현장]2층 아니면 지하… 약자배려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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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현장]2층 아니면 지하… 약자배려 아쉬워

  • 승인 2014-06-01 17:01
  • 신문게재 2014-06-02 4면
  • 특별취재단특별취재단
100m안에서 불법운동 판쳤다

○…6ㆍ4지방선거를 앞두고 처음으로 실시되는 사전투표제를 맞아 시행 초기 혼선과 실랑이가 빚어졌다. 사전투표소 밖에서 규정에 어긋난 선거운동을 하다 경찰과 선관위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사전투표소 100m안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유성의 한 사전투표소 앞에는 전날까지 없던 모 후보의 선거현수막이 당일 오전 설치됐다가 선관위의 지적을 받고 철거됐다.

“사전투표 전에 설치된 것은 상관없지만 투표 시작 후 설치된 것은 불법”이라는 것이 선관위의 설명이다. 또 일부 후보의 운동원은 선거운동복을 입고 등장해 선관위 직원이 제재를 하자, “불법인 줄 몰랐다. 주변에서 운동하다 여유가 생겨 투표하러 왔었다”며 황급히 자리를 뜨기도 했다.

이에 한 시민은 “사전투표소가 주민자치센터 등 복잡한 도심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보니 골목까지 곳곳을 전부 단속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우려를 표했다.

투표장에서 만난 박 vs 권

○…지난달 30일 사전투표제가 실시된 가운데 여야 대전시장 후보들이 열띤 선거운동 중에 한 투표소에서 만났다.

이날 오전 10시께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코자 후보들은 둔산2동 주민센터를 찾았다. 새누리당 박성효 후보가 먼저 투표를 마치고 내려오던 상황이었고, 새정치민주연합 권선택 후보는 입구에 들어서는 상황이라 다소 멋쩍은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두 후보는 이내 악수를 나누며 공정 경쟁을 펼치자고 다짐해 훈훈한 분위기도 연출했다. 시민 박모(35)씨는 “후보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공정 선거를 다짐하는 모습을 보여 매우 바람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대불문 '북적북적'

○…주택가와 원룸이 밀집한 갈마1동 투표소는 이른 아침부터 사전 투표를 하려는 젊은이들과 주부, 노인들이 눈에 띄었다.

학교에 가기전 투표소를 찾았다는 대학생 김 모(23)씨는 “처음 실시되는 사전 투표를 해보고 싶어 일부러 동주민센터를 찾았다”며 “신분증만 있으면 한번에 투표가 되기 때문에 오히려 투표일보다 한산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투표일인줄도 모르고 동동주민센터에 일을 보러 왔다가 겸사겸사 투표를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공주에서 올라왔다는 정 모(56)씨는 “명의 이전 때문에 서류 몇가지가 필요해 왔다가 투표소가 있어 투표를 하게 됐다”며 “농사일 때문에 바빠 투표 당일날 자칫 투표를 못할 뻔 했는데 겸사 겸사 투표하게 돼 한 시름 놓인다”고 말했다.

고령의 노년층 유권자도 적극 투표에 나서 시선을 모았다. 대덕구 송촌동에 거주하는 민병찬(90) 할아버지는 지난달 31일 대덕구 송촌동 사전투표소에 83세의 안사돈과 아들내외, 손녀를 포함한 온 식구를 이끌고 투표에 참여했다.

민 할아버지는 “살아있는 동안 조금일라도 움직일 수만 있다면 투표를 해야 한다”며 “소중한 이 한 표로 나라가 잘되고,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투표에 젊은 층의 관심이 없었던 것에 비해 고령의 노인이 투표를 하기 위해 나서는 모습이 향후 투표율을 높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장애인들 “투표하기 어렵네”

○…기표소의 위치를 놓고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실제로 대전시내에 설치된 79곳의 사전 투표소 가운데 1층에 설치된 투표소는 6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92.41%인 73개의 투표소가 지하1층이거나 2층 이상에 설치돼 있어 장애인들이나 노약자들이 쉽게 투표소에 접근하기가 어려웠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투표를 하러 왔다가 급경사의 계단을 보고 투표를 포기했다는 유 모(79)씨는 “투표일에 투표를 해도 되지만 이렇게 높은 곳에 투표소를 설치해 놓은 것은 젊은 사람들이나 투표하라는 소리 아니냐”며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가림막 사라지고 지문인식기 등장

○…달라진 투표소의 모습에 일부 시민들의 얼굴에 어색한 표정도 나타났다.

서구 내동 사전투표소를 찾은 배 모씨(34)는 “지문인식기 등 편리해진 투표에 놀랐다”면서 “투표소가 평소와 달리 가림막이 없어 뒤에서 누가 투표하는 것을 볼까봐 신경쓰였다”고 밝혔다.

또 6월 4일에 운영되는 투표소에 사전투표소가 설치된 줄 알고 찾아갔다가 헛걸음을 한 유권자도 있었다.

동구에 거주하는 강 모씨(54)는 “사전투표를 하려고 평소 투표하던 곳을 찾았는데 투표소가 없어 당황했다. 시간여유가 있어서 사전투표소로 찾아가 투표를 하긴 했지만 다소 멀어서 고민했다. 투표 공보물에 사전투표소 공지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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