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칼럼]포괄간호서비스 대전서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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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칼럼]포괄간호서비스 대전서는 '그림의 떡'

“아직도 모르냐” 광고 씁쓸… 토대의 기본부터 다져야

  • 승인 2014-05-28 21:38
  • 신문게재 2014-05-30 8면
  • 홍경석 시민기자홍경석 시민기자
▲ 홍경석 시민기자
▲ 홍경석 시민기자
허리가 부실하여 오랫동안 고생하던 아내가 지난달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담당한 의사는 “수술이 잘 됐다”고 했지만 한 달이 가까워 오는 지금도 아내는 곁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아이들은 객지서 직장에 다니고 있고 나 또한 하루건너 야근을 해야 하는 까닭에 병원에 있던 아내의 병수발을 든다는 건 불가능했다. 천만다행으로 병원엔 간병인(제도)이 있어 그분의 도움을 요청했는데 문제는 간병비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었다. 보름이면 간병비가 10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 때문이었다. 아무튼 병원에는 매일 들러 아내의 상태를 살폈는데 그럴 즈음 라디오에서 '포괄간호서비스'라는 걸 광고하는 방송을 듣게 됐다.

참고로 '포괄간호서비스'란 나와 같이 어려운 처지의 시민을 고려하여 간호사가 간병인 및 보호자 역할까지 수행하는 참 좋은 의료서비스이다. 예컨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는 과도한 간병비 부담을 덜어주기까지 하는 이 제도는 전문교육을 받은 간호 인력이 간병인 몫까지를 해결해 주는 것이란다.

반가운 마음에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싶어 보건복지부 홈페이지를 찾으니 “위험할 땐 119 힘겨울 땐 129”로 전화를 하라는 안내창이 보였다. 서둘러 전화를 했더니 그러나 “혹시나?”의 기대는 “역시나!”의 실망으로 급변하고 말았다.

인구가 150만 명도 넘는 대도시인 이곳 대전에는 포괄간호서비스에 참여(혹은 시범실시일지라도) 하는 병원이 하나도 없다는 걸 발견한 때문이었다. 그러한 보건복지부 답변에 실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상황이 이럴진대 설혹 이 제도가 정착되어 실시되었다손 치더라도 나와 같은 평범한 서민은 과연 이를 제대로 이용할 수나 있었을까? 라는 또 다른 의문이 먹구름처럼 불어났다.

주지하듯 우리나라의 복지는 주로 기초생활수급자에게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보다 더 위급한 처지에 놓인 국민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세월호 참변으로 '안전 대한민국호'도 덩달아 침몰했다. 이는 우리 사회 안전의 토대와 기본이 무너진 탓이자 그 귀결이었다.

'국민건강 100세 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병마와 생활고가 떠나지 않는 노후는 비극이자 재앙일 따름이다. 말로만 떠벌리는 복지는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준비도 안 돼 있으면서 “아직도 '포괄간호서비스'를 모르냐?”라는 광고를 버젓이 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행태(?)를 도무지 알 수 없다.

나는 요즘도 퇴원은 하였으되 나의 도움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내를 위해 퇴근하자마자 밥과 반찬은 물론이요 빨래와 청소까지 모든 걸 다 해야 하기에 몸이 다섯 개라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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