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영]R&D를 넘어 기술사업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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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영]R&D를 넘어 기술사업화로

[사이언스칼럼]박인영 한국화학연구원 기술마케팅팀장

  • 승인 2014-05-28 16:12
  • 신문게재 2014-05-30 17면
  • 박인영 한국화학연구원 기술마케팅팀장박인영 한국화학연구원 기술마케팅팀장
▲ 박인영 한국화학연구원 기술마케팅팀장
▲ 박인영 한국화학연구원 기술마케팅팀장
기술이 희망이다. 단순한 과학기술 낙관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서 희망이 나고, 사람의 희망을 성취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들이 모여 세상을 바꾼다. 과학기술분야의 정부 출연연구기관에 이러한 기술과 사람을 연결하기 위해 모인 전담 조직이 있다. 바로 기술마케팅 부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화학연의 기술마케팅팀은 기술거래사, 기술가치평가사 등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10명의 팀원들로 이루어진 기술마케팅 정예 팀이다. 최근 2년 동안에는 화학 전공 박사학위 소지자 및 특허청 심사관 경력을 보유한 전문인력들도 가세했다. 팀원의 80%가 화학 관련 학과를 전공하여 화학기술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첨단 화학기술분야 연구성과물의 성공적 기술이전을 위한 전진기지로서 기술마케팅팀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화학연 기술마케팅팀은 최근 지식재산(IP, Intellectual Property)전략과 기술마케팅 업무 분야를 확대해 연구현장에서 개발되는 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주력해왔다. 화학 산업계의 수요를 고려한 기술 사업화 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성과확산부서(TLO, Tech-Licensing Office) 의 기술마케팅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전략적인 제도 개선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숨어 있던 연구원의 기술이 기업과 만나 빛을 발하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능 개편은 연구현장에서 진행되는 기술개발이 현실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문제인식에서 출발했다. 실제로 화학연이 개최한 기술이전 설명회 '화학-기업 파트너링(Chem-biz patnering)'에 참여한 기업들과의 상담을 통해서, 산업계 수요기술과 연구원 보유 기술 간의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차이를 메우는 '오작교'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기술마케팅팀이다. 특히 '밸류업 사업', '테크노닥터 사업'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화학연 연구자들에 매칭해주고, 실제 기술이전과 상용화까지 연결해주고 있다. 밸류업 사업(KRICT Value Up Project)은 화학연 보유 기술 및 기 이전 기술에 대하여 기업이 상용화를 할 수 있도록 추가응용개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테크노닥터 사업(Techno-Doctor)은 화학연 연구자가 맞춤형 처방전을 통해 중소기업의 애로기술을 해결해주는 사업이다.

성공적 기술이전을 위한 기술보증기금, 경기 테크노파크 등 외부 기술거래 전문기관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플라스틱 코팅 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했는데, 이는 기술보증기금과의 협업을 통한 성공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연구원이 기술보증기금로부터 받은 기술수요조사서를 통해 특정 기업이 필요로 하는 해당 기술을 함께 개발할 수 있는 내부 연구자를 매칭해주었고, 1년 동안 기업이 원하는 물성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자와 기업의 접점을 찾으며 상용화를 추진했다. 그 결과, 특허를 새로 출원하고 기업에 실시권을 허락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이는 올해 안에 상용화가 진행될 예정이며, 실제로 관련된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출시될 계획이다. 기술마케팅 업무에 몸담으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바로 이런 순간이다. 실험실 안의 기술이 세상 밖으로 나와 실제로 빛을 볼 수 있도록 도울 때, 남다른 뿌듯함을 느낀다.

연구개발의 최종 목적은 실생활의 쓰임을 통해 사람과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인류의 발전은 언제나 새로운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이루어졌고, 이는 기술을 세상과 연계시키는 숨은 조력자들을 통해 이루어져왔다. 실험실에서 개발된 연구 결과물이 기업에 이전되고, 그것이 제품으로 상용화되어 매출이 발생하고 각종 산업 및 일상생활에 쓰인다. 그런 작은 기술 혁신들이 쌓여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되는 것을 보면, 기술마케터로서 느끼는 자긍심도 5월의 봄햇살에 비견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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