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입신양명의 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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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입신양명의 효도

[목요세평]김형태 한남대 총장

  • 승인 2014-05-28 14:14
  • 신문게재 2014-05-29 16면
  • 김형태 한남대 총장김형태 한남대 총장
▲ 김형태 한남대 총장
▲ 김형태 한남대 총장
“창가에 매실 익어 꼭지째 떨어지고 / 담장 아래 죽순 돋아 키숲을 넘는구나 / 잇단 비 때문에 봄 가는 줄 몰랐더니 / 날 개자 바야흐로 시절은 여름!” (중국 남송시대의 범성대(范成大)) 그렇다. 벌써 여름 속(一晴方覺夏深)으로 들어가 제법 더위를 느낀다. 가정의 달에 '父父子子兄兄弟弟!'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녀는 자녀답고, 형은 형답고 아우는 아우다워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제 우리들은 인간답게 변하고 날마다 성숙해져야 할 것이다. 효도는 신체발부(身體髮膚)를 보존하는데서 출발해 입신양명(立身揚名)으로 마감돼야 한다. 그래서 오프라 윈프리의 입신양명 수칙을 소개해보겠다.

①남에게 호감을 받으려고 애쓰지 말라. 남의 눈을 의식하되 자신에 대해 소홀하지 말라. 자신에게 인정받고 자신을 사랑하라.

②전진하기 위해 외적인 것에 의존하지 말라. 자신을 겉으로만 꾸미지 말고 내실을 확보하라. 내면이 충실해야 외면도 빛을 낸다. 외적인 치장보다 내면의 성실을 가꾸라.

③일과 삶의 조화를 이루는 게 좋다. 평생 일만 하면서 살 순 없다. 우리 삶의 가치는 일보다 행복에 있다. 인생마라톤에는 적절한 휴식과 여유가 필요하다. 일중독에 빠지지 말고 가끔씩 서서 좌우도 살펴보고 자기 충전도 해야 한다.

④주변에 험담하는 사람은 멀리하라. 부정적인 사람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전염시킨다. 험담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분위기를 오염시킨다. 사람은 어느 순간 닮아가기 때문이다.

⑤다른 사람들에게 진솔 하라. 겉꾸밈의 행동이나 말은 감동을 줄 수 없다. 만남에서 진실성만큼 중요한 게 없다. 욕심으로 사람을 사귀어서는 안 된다. 진실(정직)만이 나를 떳떳하고, 당당하고, 자신 있게 만들 수 있다.

⑥중독된 것을 끊어라. 중독은 사람의 마음을 서서히 병들게 한다. 담배나 알코올 중독도 사람의 정신을 약하게 만든다. 일중독과 사람중독도 인격을 황폐하게 만든다. 지나친 몰입은 결국 인간을 부자유스럽게 얽는다.

⑦당신에 버금가는 또는 당신보다 훌륭한 사람들과 교제하라. 좋은 사람은 좋은 에너지를 주기 마련이다. 내 인생에 있어서 조언을 주거나 방향을 잡아주는 멘토가 있다면 다행이다. 누구도 완벽한 사람은 없기 때문에 주변에서 항법사 노릇을 해주면 안전하게 갈 수 있고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다.

⑧돈 때문에 하는 일이 아니라면 돈 생각은 아예 잊으라. 봉사를 하거나 신앙생활에 관해서도 대가를 바라서는 안 된다. 내가 어떤 대가나 돈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그것에 대해서는 그냥 줄 수 있는 마음이 되어야 한다.

⑨당신의 권한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지 말라. 내가 내 자신에 대해 무책임하고, 회피하게 되는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선택하고 결정하게 된다. 이런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무기력하고 우울하게 된다. 내가 나를 존중하는 한 남이 나를 업신여길 수 없다. 해결해야 할 일이 있으면 자신이 나서서 주도적으로 처리하라.

⑩포기하지 말라. 포기는 또 다른 장벽을 만든다. 포기라는 것도 습관이 되기 때문에 자꾸 도망 다니게 만든다. 우리의 삶은 도전을 통해서 체험과 경력을 쌓는다. 포기하는 순간 인생의 값진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도 자기 모교 졸업식 축사에 '절대 포기 하지 말라'(Never give up!)는 말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

그동안 우리들의 삶에 작심삼일이었던 게 있는가? 그럼 달〔月〕이 바뀔 때 다시금 작정해서 실천해보자. 특별히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아쉬움이 남는가? 다음 달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부모님이 살아계신 경우엔 아직도 늦지 않았다. 자주 찾아뵙고 면대면(面對面)의 문안을 아뢰자.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자. 그것이 불가능하면 자주 전화나 편지로라도 아뢰자. 자녀들의 평안소식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생각해보자. 정기적으로 용돈을 보내드리자. 이것은 실천적 효도의 기본이다.

우리가 태어난 후 젖 먹고 컸지 우물물 먹고 컸는가? 그 젖 값은 드려야 하지 않겠나? 그것도 살아계실 때만 할 수 있는 효도다. 돌아가신 뒤에 천만금을 갖다 드려도 손 내밀어 받을 이 없으니 서러워한들 고쳐 못할 일이 돼버린다. 5월이 가고 있다. 그러나 효도까지 가는 것은 아니다. 온전한 신체보존이 효도의 시작이라면 존경받는 입신양명이 효도의 종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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