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춘희]솔꿈 행복학교 이야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두춘희]솔꿈 행복학교 이야기

[교육단상]두춘희 태안 송암초 교감

  • 승인 2014-05-27 16:48
  • 신문게재 2014-05-28 16면
  • 두춘희 태안 송암초 교감두춘희 태안 송암초 교감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 무엇과 관계를 맺어 가며 살아간다. “나는 너의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는 나와 너의 관계에 관한 물음이다. 마틴 부버에 의하면 사람이 이 세상의 존재를 대하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나-그것'의 관계와 '나-너'의 관계가 그것이다. 전자의 관계에 있을 경우에 나의 대상은 나에 의해서 그저 경험되고 이용되는 객체일 뿐이고, 후자의 관계에 있을 경우에는 나는 대상을 향해 나의 온 존재를 순순이 투여하게 된다. '나-너'의 관계는 순수한 상호적인 관계이고 인격적인 관계라 할 수 있다. 부버가 인간의 좋은 삶과 좋은 세상을 위해 권고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나-너'의 관계다.

나는 너를 '그것이' 아닌 '너로' 대하는 특별한 관계 속에서 폐교의 위기에서 오고 싶은 행복한 학교로 거듭난 송암 교육공동체를 이야기해 보려 한다. 먼저, 나눔·자람·배움이 함께하는 솔꿈 행복교육을 위해 서로에게 의미를 부여하며 각자의 존재를 품어 받아들이는 관계를 맺어가고 있는 교직원들의 노력을 높이 사고 싶다.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이 전교생 106명의 이름을 다 알고 있다. 학생들에 대한 정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성격이나 학습 발달 상태에까지 두루 걸쳐 있다. 동아리 활동으로 학생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가 없다. 교직원들은 꿈과 끼를 키우는 솔꿈 행복교육과정 편성·운영을 위해 구성원이 함께 토론하고 전략을 수립해 나가는 학교 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요즘 송암초의 장점을 살린 교육과정을 새롭게 하고 있다. 40분 단위에 얽매여 있던 수업시간을 블록수업으로 바꾸어 체험 활동중심으로 재조직하고 중간놀이 시간을 20분으로 만들어 학생들이 충분히 뛰어놀 수 있게 했다. 학생들에게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교사들은 스스로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으로 올해 교육과정 최우수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지 않게 하려면 교육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송암 교육공동체의 노력으로 다목적 강당이 신축되었고, 상수도 시설 설치, 돌봄교실 리모델링, 피아노교실 증축, 운동장 놀이기구 설치, 친환경 주차장 공사 등 교육환경을 개선했다. 학부모와 함께하는 해변길 걷기 및 환경정화활동, 체육대회 지원, '나·너·우'캠프 지원, 스타-카와 함께하는 천문캠프, 체험활동 지원, 영어캠프 지원, 디베이트 교육 기부 등 우리 아이 함께 키우기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부모와 학교가 참되고 순수한 상호적인 관계, 인간적인 관계를 맺어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나-너의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송암초는 농촌의 작은 학교이지만 정계,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지도자와 인재를 배출한 전통과 명성을 자랑한다. 동문회는 학교가 폐교 위기에 처하자 학교버스 구입과 운영비 지원 등 학교 살리기에 앞장섰다. 2013년 8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했으며, 올해도 벌써 1600만원 상당의 발전기금으로 후배 사랑을 실천하는 등 매년 학교와 동문회가 참된 관계를 맺어 학생들에게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일 즉, 교육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학교 숲 가꾸기 활동을 위해 지역사회의 후원과 참여, 동반관계를 이루어 군청 관계자, 학생, 교사, 학부모, 동창회, 전문가가 모여 학교 숲 조성을 위해 필요한 일들을 토론하였다. 학교의 자연조건에 적합한 수목을 선정하여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여 나무와 친구하기 등 다양한 놀이와 이야기를 통해 숲은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공존하는 생명체임을 알게 하였다.

빼어난 자연환경과 교직원, 학부모, 동창회, 지역사회 등의 인간적인 관계가 학생들의 뜻있는 삶을 위해 '나-너'의 관계로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맺어 함께 노력한 결과 2010년 전교생이 60명으로 증가한 학생들이 2014년 유치원을 포함해 전교생이 106명에 이르게 되었다. 태안에서 다섯 번째 큰 학교로 변신하였다. '나-너'의 관계로 의미 있게 인간적인 관계를 맺게 해준 교직원, 학부모, 동창회, 지역사회 등 송암초 교육가족이 있어 어제보다 발전된 솔꿈 행복교육을 꿈꾸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5.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