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영]장기예보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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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영]장기예보의 변신

[중도마당]박관영 대전지방기상청장

  • 승인 2014-05-26 13:53
  • 신문게재 2014-05-27 16면
  • 박관영 대전지방기상청장박관영 대전지방기상청장
▲ 박관영 대전지방기상청장
▲ 박관영 대전지방기상청장
이제 막 소만(小滿)이 지났다. 24절기 중 여덟 번째 절기로, 입하(立夏)와 망종(芒種) 사이에 들어 햇볕이 풍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다는 의미가 있다. 이때부터 여름 기분이 나기 시작하며 식물이 성장한다고 하니, 낮 기온이 28도 이상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는 요즘과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벼농사를 주로 짓던 우리 조상들은 이 절기를 모내기 시작의 기준으로 삼았으며 본격적으로 여름에 접어들어 모내기가 시작되고 보리 베기로 한창 바쁜 시기, 기상청에서도 여름 맞이 준비에 한창 바쁘다.

이번 여름철 기온과 강수량 전망을 예측하는 장기예보를 준비함과 동시에 장기예보의 과감한 변신을 위한 준비 작업 때문이다.

기상청에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현상에 대해 초단기, 단기, 중기로 나누어 시간 혹은 하루의 단위로 예보를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11일 이상 일정기간의 날씨에 대한 종합적인 평균 상태를 과거(평년)의 기후와 비교하여 기온과 강수량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경향성을 예보한다. 이러한 장기예보는 1개월 예보와 3개월 예보로 나누어 예보기간의 기압계, 평균기온과 강수량 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 대기상태 정보를 기초로 하여 10일 이상의 미래 날씨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며, 보다 길게 예측하기 위해서는 기후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가지는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과학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대기뿐 아니라 지면, 해양, 빙하, 생태계 등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미래 날씨의 평균 상태에 대한 예측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장기예보가 단기예보에 비해 불확실성이 더 크다.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지만 장기예보의 활용도를 점차 높여 나가고자 올해 여름철 기상전망은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고 국민들을 만나게 되었다. 기존의 장기예보는 미래 날씨의 평균 상태를 평년 대비 높음(많음), 비슷, 낮음(적음)의 세 가지로 예보하는 방법을 썼지만, 이제는 높음(많음), 비슷, 낮음(적음)의 발생가능성에 대하여 각각 정량적인 확률(%)로 발표하는 방법으로 변경하였다. 예보 형식이 3분위 단정예보에서 3분위 확률예보로 변경되어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겠음'의 기존 예보 방식이 아닌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 60%, 비슷할 확률 30%, 낮을 확률 10%“의 방식으로 발표하고, 그동안 순별(10일 단위) 예보를 하던 1개월 예보를 주별(7일 단위) 예보로 세분화하여 매주 목요일마다 발표한다.

지난 5월 23일에 확률장기예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한 여름철 기상전망이 처음 선을 보였다. 6~8월 기간의 3개월 예보를 통해 최근 봄철 기상특성, 엘니뇨 전망, 여름철 전망, 가을철 기후전망 등을 발표했으며, 이번 여름철 기온과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으나 6월에는 더운 날씨를 보일 때가 잦겠다는 전망이다. 6월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55%, 비슷할 확률이 30%, 낮을 확률은 15%로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는 해석을 할 수 있다.

확률장기예보는 단정예보에 비해 확률을 통한 정보의 양이 많아지므로, 이상기후에 대한 대응정책 수립 등의 의사 결정과 산업ㆍ경제 분야의 장ㆍ단기 계획 수립에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농업, 건설업, 요식업, 유통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자가 각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여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등 국민 편익 증대를 위해 장기예보가 더욱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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