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 차별화된 설계 중요… 문화ㆍ비즈니스 연계 고민을

  • 경제/과학
  • 대전정부청사

세계와 차별화된 설계 중요… 문화ㆍ비즈니스 연계 고민을

사업예산ㆍ일정점검도 필요한 시점

  • 승인 2014-05-20 19:15
  • 신문게재 2014-05-21 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거점지구 확정발표 3주년' 길 잃은 과학벨트, 탈출구는 없나] 4. 전문가 기고

▲ 김선근 교수(대전대 경영대학ㆍ전 STEPI 대외정책실장)
▲ 김선근 교수(대전대 경영대학ㆍ전 STEPI 대외정책실장)
지방선거를 앞두고 과학벨트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이명박 정부와 현 정부를 거치는 동안 원안과 수정안 논쟁, 부지매입비의 국고부담 문제, 완공시기의 지연 등이 지금까지의 주요 쟁점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 국책사업 가운데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이니 사회 각 분야에서의 분분한 의견은 당연한 현상이다.

초대형 가속기 설립 국책사업 추진을 놓고 미국 역시 우리와 같은 과정을 겪었다. 1990년 초 미국 부시 대통령은 텍사스 주에 가속기 건설계획을 수립했지만 당시 정치권에서 막대한 투입 예산과 입지에 대해 반론이 분분해 결국 의회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그 결과, 미국과 기초과학에서 경쟁하던 유럽 22개국이 공동으로 지금의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이하 CERN) 가속기를 설립하게 하는 동기를 제공했다.

과학벨트사업은 '은하도시'라는 부제에 붙여져 있듯 과학과 문화 그리고 비즈니스가 어우러지는 명품도시 건설사업으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도약시킬 '꿈의 선진국 프로젝트'로 구상됐다.

과학기술분야에서 선진국을 추격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기위한 프로젝트로 시작된 셈이다. 이를 위해서 기초과학의 기반 구축은 핵심사항이다.

과학벨트 사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무렵 필자와 만난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셰베츠 부원장은 “한국의 성장은 이제 정점에 도달했고 곧 하향 길에 접어 들 것”이라며 “그 이유는 기초과학이 없기 때문”이라고 단언할 정도였다.

따라서 선거공약에 의해 과학계에 주어진 이 선물은 시의적절했다고 생각된다. 이를 성공시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숙제다.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되는 만큼 우리나라에 맞는 디자인을 하는 것은 전제조건이며, 이를 위해 각 부문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한 합의가 필수사항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가?

먼저, 현재 벨트사업의 범위와 세부내용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과학은 과학만으로 완성될 수 없음을 그동안의 경험을 습득한 것처럼, 벨트사업의 추진에 있어 문화와 비즈니스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포함돼야 한다. 설계 단계부터 '과학의 성과를 어떻게 문화와 비즈니스를 연계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해야한다.

과학은 문화를 만나 재창조되고 비즈니스를 통해 그 가치를 실현하기 때문이다. 40여 년 전 대덕연구단지 조성당시, '어떤 연구소를 설립할까'라는 과학적 과제에만 집중한 나머지 비즈니스와 연계를 위한 특구 특별법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뒤늦게 만들어졌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라는 명칭에서 이제 과학만 홀로 남아 있다면 그 성공을 보장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둘째, 연구단의 어떤 연구 분야와 가속기의 어떤 유형이 우리 혁신체제에 맞는 옷일까 하는 문제에 있어 학문적 이기주의를 벗어나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으로 결정돼야한다. CERN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여러 가속기 등과는 차별화되고 특화된 한국형 첨단 가속기의 설계가 구체화돼야하는 것이다. 유럽 가속기의 축소판이 되어서는 안 되며 특정 연구분야만을 지원하는 연구시설이 되어서도 안 되겠다는 것이다.

이렇듯 과학벨트 사업의 예산이나 일정과 아울러 구체적 사업내용에 대한 점검도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가속기라는 시설을 언제 어디에 구축하느냐하는 문제보다 이 시설을 누가 어떻게 무엇을 위해 활용할 것인가에 모두의 의견을 모아야 할 것이다.<끝>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2.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2.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3.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4.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5.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