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대전시민공원에는 세월호 사고로 안타깝게 떠난 넋을 위로하고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하는 '세월호 희생자 대전시민 추모제'가 열렸다. 이날 추모제는 대전지역 예술인들이 주축이 된 위원회가 마련했으며, 시민 1000여명이 참석했다.
희생자의 '넋여'(상여) 행렬(마당극패 우금치, 정읍사 국악단)이 무대 앞으로 들어서면서 시작된 추모제는 이정애무용단의 정화(판씻음)와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묵념으로 이어졌다.
이어 진채밴드의 자작곡 '팽목항에서'와 나무밴드의 '세월이 가면' '피카소'(나무밴드)의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 중간에는 세월호 관련 방송 영상을 보여줬고, 시민들은 아파하고 통곡했다.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의 유족 김길영씨가 참석해 하늘로 떠나 보낸 아들에게 전하는 편지를 읽었다.
“… 그게 너의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 범수야, 왜 니 책상에는 책이 아닌 국화가 가득 채워져 있는거니. 피어보지도 못한 짧은 생, 그곳에서는 행복하거라. 많이 그리울 거야. 많이 보고 싶을 거야….”
이어 작가회의의 헌시 낭독과 김수현의 살풀이가 이어졌으며 넋보내기로 추모제를 마무리했다.
오후 7시부터 두시간 가량 이어진 행사 내내 참여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운 마음을 보였고, 무능한 정부에 대한 분노와 탄식을 쏟아내기도 했다.
두 아이를 데리고 추모제에 참석한 김 모(43)씨는 “한달 정도가 지났는데 지금도 생각만하면 눈물이 난다”며 “어른들의 욕심으로 아이들이 희생된 것 같아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추모제가 끝난 뒤에는 시민들이 촛불과 추모문구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을 펼쳤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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