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과학벨트… 추동력 잃은채 '헛바퀴'만

  • 경제/과학
  • 대전정부청사

길 잃은 과학벨트… 추동력 잃은채 '헛바퀴'만

사업 4년 지연·중이온가속기 부실 전락 위기… 수정안 등 끊임없는 논란 MB→박근혜 정부 거치며 시간 허비 “추진의지 의문”

  • 승인 2014-05-15 18:20
  • 신문게재 2014-05-16 1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거점지구 확정발표 3주년] 길 잃은 과학벨트, 탈출구는 없나 -1. 총괄

3년 전인 2011년 5월 16일 당시 이명박 정부는 대전 대덕지구를 초대형 국책 과학기술 프로젝트인 국제과학비즈니스(이하 과학벨트)의 벨트 거점지구로 확정, 발표했다.

거점지구를 산업·금융·교육·연구 등을 지원할 기능지구로 대덕지구와 인접한 청원(오송·오창)·연기(세종시)·천안 등을 지정했다.

당시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오는 2017년까지 과학벨트 핵심요소인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대형실험시설인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거점지구 확정 발표한 지 3년이 지난 현재 과학벨트는 추동력을 잃은 채, 헛바퀴만 돌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높다.

사업 일정이 2017년에서 2021년으로 연이어 늦춰진 데다 과학벨트 연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IBS) 운영 및 실험시설인 중이온가속기 구축 사업을 놓고 '부실덩어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본보는 거점지구 확정 3주년을 맞아 4회에 거쳐 길을 잃고 헛바퀴만 도는 과학벨트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꿴 과학벨트=이명박 전 대통령의 충청권 대선공약이었던 과학벨트는 5조 2000억원이라는 단군 이래 최대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전국적 이슈로 주목을 받았다. 이로인해 과학벨트는 입지 선정 이전부터 선정 단계까지, 입지선정 후에는 부지 매입비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과학벨트는 세종시 수정안과 맞물려 정치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관련 특별법이 2년동안 국회에 계류되는 등 정치벨트라는 오명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과학벨트 입지 발표 내용에는 특별법에 없었던 '연합 캠퍼스'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 입지 선정 탈락지역인 대구·경북·울산의 'DUP연합캠퍼스'와 광주의 'GIST 캠퍼스' 구축으로 예산을 배정했다.

과학벨트는 초기에 정치 이슈화되고 지자체들의 유치경쟁이 거세져 당초 가졌던 '기초과학 육성'이라는 국가적 청사진이 간과된 셈이다.

▲박근혜 정부의 추진 의지 빈약, 완공시기 연이어 미뤄져=2011년 확정된 과학벨트 기본계획에는 완공시기가 2017년으로 명시됐다.

이후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지난해 과학벨트 기본계획을 변경, 완공시기를 2년 늦춰 2019년으로 확정했다. 과학벨트 기본계획변경 6개월만인 지난 9일에는 완공시기를 또 다시 2년 지연시켜 2021년으로 발표, 당초 계획보다 완공시기를 4년 미뤘다.

미래부는 IBS가 들어서는 엑스포과학공원 철거공사를 지난 3월 중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으나 4개월 늦은 7월 부분 철거해 오는 12월에야 철거공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IBS 본원 완공이 2016년에서 2017년으로, 본원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은 2021년까지 각각 건립할 예정으로 연기된 상황이다. 중이온가속기 구축도 늦춰져 2021년까지 460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19년까지 저에너지 가속기 관련 시설을 1차로 건립하고 고에너지 가속기 관련 시설은 2021년까지 완공키로 했다.

특히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은 '부실덩어리'로 전락되고 있다는 학계의 주장이 제기돼 향후 일정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 4월 전문가 24명이 참여한 '중이온가속기사업중간평가' 결과, 사업분야 66.9점, 장치사업 68.9점 등을 받아 '사업의 성공적 수행이 매우 회의적'이라는 판단을 받은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은 “과학벨트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는 동안 원안과 수정안 논쟁, 부지매입비 국고부담문제 등으로 아까운 시간을 다 허비한 상태”라며 “사업기간이 뒤로 많이 늦춰진 이유는 정부의 사업추진 의미가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