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인 2011년 5월 16일 당시 이명박 정부는 대전 대덕지구를 초대형 국책 과학기술 프로젝트인 국제과학비즈니스(이하 과학벨트)의 벨트 거점지구로 확정, 발표했다.
거점지구를 산업·금융·교육·연구 등을 지원할 기능지구로 대덕지구와 인접한 청원(오송·오창)·연기(세종시)·천안 등을 지정했다.
당시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오는 2017년까지 과학벨트 핵심요소인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대형실험시설인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거점지구 확정 발표한 지 3년이 지난 현재 과학벨트는 추동력을 잃은 채, 헛바퀴만 돌고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높다.
사업 일정이 2017년에서 2021년으로 연이어 늦춰진 데다 과학벨트 연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IBS) 운영 및 실험시설인 중이온가속기 구축 사업을 놓고 '부실덩어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본보는 거점지구 확정 3주년을 맞아 4회에 거쳐 길을 잃고 헛바퀴만 도는 과학벨트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꿴 과학벨트=이명박 전 대통령의 충청권 대선공약이었던 과학벨트는 5조 2000억원이라는 단군 이래 최대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전국적 이슈로 주목을 받았다. 이로인해 과학벨트는 입지 선정 이전부터 선정 단계까지, 입지선정 후에는 부지 매입비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과학벨트는 세종시 수정안과 맞물려 정치적 이슈로 등장하면서 관련 특별법이 2년동안 국회에 계류되는 등 정치벨트라는 오명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과학벨트 입지 발표 내용에는 특별법에 없었던 '연합 캠퍼스'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 입지 선정 탈락지역인 대구·경북·울산의 'DUP연합캠퍼스'와 광주의 'GIST 캠퍼스' 구축으로 예산을 배정했다.
과학벨트는 초기에 정치 이슈화되고 지자체들의 유치경쟁이 거세져 당초 가졌던 '기초과학 육성'이라는 국가적 청사진이 간과된 셈이다.
▲박근혜 정부의 추진 의지 빈약, 완공시기 연이어 미뤄져=2011년 확정된 과학벨트 기본계획에는 완공시기가 2017년으로 명시됐다.
이후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지난해 과학벨트 기본계획을 변경, 완공시기를 2년 늦춰 2019년으로 확정했다. 과학벨트 기본계획변경 6개월만인 지난 9일에는 완공시기를 또 다시 2년 지연시켜 2021년으로 발표, 당초 계획보다 완공시기를 4년 미뤘다.
미래부는 IBS가 들어서는 엑스포과학공원 철거공사를 지난 3월 중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으나 4개월 늦은 7월 부분 철거해 오는 12월에야 철거공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IBS 본원 완공이 2016년에서 2017년으로, 본원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은 2021년까지 각각 건립할 예정으로 연기된 상황이다. 중이온가속기 구축도 늦춰져 2021년까지 460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19년까지 저에너지 가속기 관련 시설을 1차로 건립하고 고에너지 가속기 관련 시설은 2021년까지 완공키로 했다.
특히 중이온가속기구축사업은 '부실덩어리'로 전락되고 있다는 학계의 주장이 제기돼 향후 일정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 4월 전문가 24명이 참여한 '중이온가속기사업중간평가' 결과, 사업분야 66.9점, 장치사업 68.9점 등을 받아 '사업의 성공적 수행이 매우 회의적'이라는 판단을 받은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은 “과학벨트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는 동안 원안과 수정안 논쟁, 부지매입비 국고부담문제 등으로 아까운 시간을 다 허비한 상태”라며 “사업기간이 뒤로 많이 늦춰진 이유는 정부의 사업추진 의미가 미약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