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희 천안 서북경찰서 아동청소년 계장 |
성폭력 근절을 위해 성폭력 관련 법규의 강화, 성폭력범의 조기검거 및 검거율을 높이기 위해 경찰서에 성폭력전담수사팀의 신설 및 성폭력대상자 관리강화에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자하고 있다.
학교폭력의 근절을 위해서도 학교폭력전담경찰관의 증원 및 가·피해자를 위한 차별화된 선도 및 치유 프로그램 운영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가정폭력 근절의 노력은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율 높이고 재범방지를 위한 상습범에 대한 강한 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 결과 지난해 하반기보다 올 들어 2월까지 성폭력 체감안전도는 16.4%에서 22.6%로 학교폭력은 6.4%에서 25.4%로 큰 폭 상승했다. 가정폭력 체감안전도는 안전하다가 52.1%에서 37.2%로, 안전하지 않다가 17.3%에서 12.7%로 체감안전도가 많이 하락해 4대 사회악 척결을 위한 경찰의 많은 노력에도 좀처럼 가정폭력에 대한 국민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는 정부와 우리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우선 가정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것은 부부싸움과 가정폭력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 우리는 흔히 “어떻게 부부싸움 안 하고 살 수 있느냐, 그것은 거짓말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어찌 20~30년 동안 다른 사고와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이 사랑한다는 감정만으로 아무 불협화음 없이 살 수 있으랴만 우리는 부부싸움과 가정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을 잘못하고 있다. 부부싸움, 즉 의견충돌은 부부가 동등한 위치에서 자기의 입장을 얘기하는 것이고 가정폭력은 힘의 불균형 상태에서 강한 자가 약자에게 신체적, 언어적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정폭력은 단순 부부싸움이 아니고 피해자에게 가장 큰 상처와 아픔을 주는 범죄다. 대부분 사람은 모르는 타인에게 상처와 피해를 봤을 때보다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에게 상처와 피해를 받았을 때 더욱 크고 오래 치유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가정폭력이 부부싸움이라는 편견과 부부간의 폭력이라는 생각을 넘어 노인학대. 아동학대 등을 포함하고 힘의 불균형을 가장 나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가정폭력은 어린 자녀에게도 감당할 수 없는 아픔과 상처로 남는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상태에서의 자녀에 대한 폭력뿐만 아니라, 부부간의 폭력이라도 어린 자녀에게 보호받고 의지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상실은 자신감과 자존감의 상실, 두려움을 수반하게 돼 가정폭력에 노출된 어린 자녀, 사춘기 학생은 학교 부적응과 이로 인한 왕따 및 학교폭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이런 학생은 친구들과의 교제에 대한 두려움과 정신적인 불안감으로 이어져 학습능력의 저하와 흥미를 잃게 된다. 이런 학생들을 가정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학교에서의 부적응은 가출로 이어지기도 한다.
앞서 기술한 가정폭력 폐해와 아울러 가정폭력의 피해를 본 아이들이 성장해 가정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이는 가정폭력 가해자에 대한 연구결과로 많은 가해자가 어린 시절 가정폭력의 피해자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현 정부와 경찰에서도 이전의 강경한 사법처리 및 피해조치와 병행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노와 상처 치유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제 가정폭력은 단순한 부부싸움이 아니고 가장 큰 범죄행위임을 알고 범죄를 저지르지 말아야 하며 피해자들도 경미한 사안이라도 경찰 및 관련 상담소에 신고해 가정폭력의 저지와 상담치료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주위에서도 이런 사안 발생 시 남의 일이라고 가벼이 여기지 말고 적극적인 신고로 가정폭력 근절을 위해 가정, 경찰, 학교, 사회단체, 지역민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을 때 가정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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