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여성들을 감금하고 밥을 굶기는 등의 인권유린 성매매가 적발된 업소가 이팝꽃 뒤에 보인다. |
이 업소는 유성 족욕체험장 옆 건물에서 지난 4년간 피해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강요했고, 약물을 주사하고 밥을 굶기는 등 비인격적 행위를 벌였다. 관련 의혹에 대해 부산경찰청보다 먼저 신고접수를 받은 대전경찰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사이, 탈출한 피해여성들은 부산까지 달려가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8일 국내ㆍ외 여성 5명을 감금해 유성에서 성매매를 강요한 김모(44)씨와 전 실장 김모(32ㆍ여)씨 그리고 고모(43ㆍ여)씨 구속하고 종업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구속된 김씨 등은 2010년 6월부터 유성 봉명동의 한 건물 3~5층에 안마시술소를 차리고, 최근까지 피해여성들을 불특정 다수의 남성과 1회 18만원씩 받고 성매매하도록 강요한 혐의다.
이들은 3층과 5층 사이에 성매매가 이뤄지는 탕방 13개를 차려놓고, 건물 밖으로 나가는 비상계단에는 철문을 달아 출입을 막았다. 건물 내 유일한 이동수단인 엘리베이터는 4층 카운터에서만 조작할 수 있도록 원격 조정장치를 설치했고, 업소 주변을 비추는 CCTV 15대를 통해 출입을 철저히 통제, 감시했다.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업소 내에서 피해여성들은 성매매 강요와 식사 제한 등 인권유린을 겪었다. 외국인여성 2명을 포함한 성매매여성 5명은 업소 내 탕방에서 먹고자며 숙식했고, 허락을 받아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밖에 나갈 수 있었다. 업주의 말을 듣지 않으면 2~3일 동안 음식을 제공받지 못해 초콜릿 등으로 끼니를 때우거나, 피로와 고통을 호소하면 영양제와 항생제 주사를 맞고 성매매를 해야 했다. 선불금으로 빚을 진 성매매 피해여성은 실업주가 운영하는 또다른 봉명동의 성매매업소 2곳에서 옮겨다니며 강제로 일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비인격적 범행은 피해여성이 경찰에 직접 신고하면서 알려졌고, 부산경찰은 이곳을 다녀간 성매수남과 건물주를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대전여성인권지원상담소 ‘느티나무’손정아 소장은 “유성 봉명동에 번성하는 기업형 성매매업소의 대표적 문제가 경찰조사에서 드러난 것”이라며 “족욕체험장 옆에 인권유린 성매매업소가 더 있을 수 있다는 현실에 각 기관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