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가탄신일 이자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오후 서울 태평로 서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을 마친 어린이와 시민들이 추모 메시지가 적힌 노란 종이배를 광장에 놓고 있다.
연합뉴스 |
세월호 실종자 수색을 하다 숨진 잠수사가 사고 투입 첫 입수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6일 드러났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이날 6시 36분경 사망한 잠수사 이모(53) 씨가 5층 로비 가이드라인 설치 작업을 위해 혼자 입수 중인 상태였다고 밝혔다.
범대본 고명석 대변인은 “관행적으로 20m 부근에서 가이드라인 설치하는 작업은 혼자 입수한다”며 “이 씨가 수심 24m 부근에서 호흡이 비정상으로 변한 뒤 통신이 두절돼 소방팀 다이빙팀을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숨진 이씨는 30년 경력의 베테랑 잠수사로, 2000년대 초부터 화력발전소 건설과 댐 건설 수중 공사에 참여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 대변인은 “이 씨는 전날 처음으로 바지선에 들어온 분으로, 오늘 아침 처음 입수를 시작했다. 민간잠수사를 대체 보완하는 차원에서 새로 들어온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범대본이 전날 새롭게 투입하기로 한 13명의 민간 잠수사와는 별도로 투입된 잠수사다. 이 씨는 언딘 측이 사용하는 민간잠수사 장비를 사용한 머구리 잠수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머구리는 공기공급호스를 문 민간잠수사로, 우주복 같은 잠수복을 입고 수면 위와 연결된 호스를 통해 공기를 공급받는다. 이씨는 발견 당시 이 씨의 통신선과 공기줄이 엉켜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범대본은 이 씨의 사망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씨의 사망으로 인해 민간잠수사들의 안전 점검도 도마에 올랐다. '잠수 전에 의료진이 잠수사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 대변인은 “군경의 경우 잠수 작업을 하지 않고 교대 조가 아닌 사람은 옆 함정으로 휴식을 취하고 돌아오면 건강상태를 점검한다. 바지선에서 감압치료가 필요하면 감압을 받는 조치를 취하고 뒤에서 휴식을 취한다”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다만 “언딘 측의 민간잠수사들은 휴식을 바지선 위에서 하기 때문에 감압치료 이외에 별도 군의관 치료가 있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해 민간잠수사들의 안전 점검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조팀에서 활동 중인 잠수사는 1일 2회로 잠수를 제한하고 한 번 잠수를 하고 나오면 12시간 휴식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해역 작업 여건이 워낙 좋지 않고 사망자 수습이 시급하다 보니 일부 잠수사들의 경우 위험성을 알면서도 무리한 작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까지 부상당한 잠수사는 17명으로, 이 가운데 1명만이 이마를 다친 잠수사며 나머지는 잠수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숨진 민간 잠수사는 뇌 속에 공기가 차는 '기뇌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인호 목포한국병원장은 사망 원인과 관련해 "뇌 속에 공기가 차는 '기뇌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피검사에서 칼륨 수치가 높았다"면서 "기뇌증은 외상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고 압력 차이가 발생하는 다이빙과 관련있을 수도 있다"고 이날 밝혔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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