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스승은 학문적 모범뿐만 아니라, 언행에서도 모범이 되어야 한다. 요즘 같은 다중매체시대에는 인터넷 강의를 듣는다든지 학원을 찾아 수강하면서 독학을 하는 등 지식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부터 학문과 인격적 수양을 닦기 위한 인간적 길잡이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학문과 인성은 각자의 노력은 물론 사제 간에 인간적 접촉을 통하여 교감하고 지도를 받음으로써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 위에는 수많은 배들이 있다. 캄캄한 밤이 되면 등대의 불빛을 의지하여 항해하는데, 배들의 길잡이가 되는 등대 불빛이 흐리고 안보이면 목표를 잃고 방황하기 십상이다. 이처럼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줄 스승은 항상 제자들의 학문, 언행 및 심성 수련을 위한 밝은 등대가 되어야한다.
제자는 스승의 권위를 존중해야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자신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에 한 명이라도 자신의 삶을 이끌어주고 목표를 잡아주는 스승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입시지향과 성적만능주의로 치닫는 사회에서 스승이라는 존재는 너무나도 작아지고 있다. 스승의 권위가 계속 떨어지면 어느 누가 스승이 되어 받았던 가르침을 다른 이에게 전하려 하겠는가? 옛말에 '스승님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 는 말이 있다.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가르침을 받는 사람은 응당 스승에 대한 믿음과 존경을 마음속깊이 새긴 뒤, 그 위에 비로소 학문의 뜻을 세워야 할 것이다. 스승이나 제자나 모두 자기보다 못한 사람한테라도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얼마 전 온 국민의 분노를 샀던 세월호의 구조에서 일어난 일련에 일들을 보면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진정한 지도자나 스승은 책임감과 신뢰성을 그 바탕으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를 신뢰하는 자가 우리를 교육한다(G.엘리어트)” 라는 말처럼 사제 간의 신뢰 즉, 사제관계 역시 인간적 관계가 바람직하다.
하지만 현재 교육 속에서 이러한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다. 교육에 대한 사회적 조건도 이유가 되지만 선생 개개인이 개인적 이유도 적지 않다.
물론 모든 선생이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 같은 사람이 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처럼 참교육으로 학생들을 일깨우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한 명의 훌륭한 교사는, 때로는 타락자를 건실한 시민으로 바꾼다”는 P. 윌리의 말처럼 학생을 세상의 빛과 소금과 같은 존재로 만들 수 있는 선생의 역할은 중요하다.
“나는 스승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고 친구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고 심지어 제자들에게서도 많이 배웠다”는 탈무드의 말처럼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좀 더 쌍방향적으로 가야 하는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적 과업인 것 같다. 스승과 제자가 서로 따뜻한 애정과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자신의 속내를 풀어놓고 가장 아픈 곳을 공유할 수 있는 인격적인 관계 즉, 멘토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제관계라고 생각된다.
'박아이문(博我以文:학문이나 문화로서 나를 열어 넓히며)과 약아이례 (約我以禮:예절로서 나의 행동을 붙잡아 단속함)'이란 말이 있듯이 진정한 스승은 자신 먼저 돌아보고 노력해야 함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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