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이사의 회사에 대한 법적 책임(3)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형태]이사의 회사에 대한 법적 책임(3)

[법률이야기]김형태 변호사

  • 승인 2014-04-28 14:01
  • 신문게재 2014-04-29 16면
  • 김형태 변호사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회사는 이사의 경영판단에 따라 영업과 업무활동을 하게 된다. 특히 이사의 경영판단에 따라 모험적 거래행위까지도 불사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에 잘못 판단하여 회사에게 큰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있어서 이사는 법적 책임을 져야 할까? 그러나 이러한 모든 경우에 이사가 법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면 경영자의 경영활동이 위축될 뿐 아니라 형법에 있어서의 기본원칙이라고 할 수 있는 책임주의에도 반할 수 있다. 특히 기업경영의 특수성과 복잡성을 감안할 때에 경영의 전문가인 이사가 전문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한 것을 전문지식을 가지지 않은 검사나 판사가 이에 대한 시비를 논한다는 자체가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이사들의 결정은 회사 내에서의 경영책임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판례에서 인정된 '경영판단의 법칙'이다.

즉 1872년 Spering's Appeal 사건에서 “이사는 설령 그 판단이 결과적으로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가 정직하고 그의 권한과 재량의 범위 내에서 판단한 것이라면 판단의 잘못에 대하여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판결을 함으로서 이 원칙을 확립한 것이다. 이러한 '경영판단의 법칙'에 대한 유명한 한 사건을 소개한다. 미국 델라브웨 주에서 발생한 회사의 적대적 합병에 대한 방어회사의 결정에 대한 주법원에서의 판결이다. 즉 Mesa라는 회사가 Unocal사의 주식 13%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Mesa사는 Unocal사를 매수하기 위하여 Unocal사의 주식 37%를 주당 54불에 현금으로 공개매수하기로 계획하고 2단계로는 나머지 주식은 다른 증권과 교환취득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적대적 기업매수에 대하여 Unocal사의 이사들은 전원일치로 이에 대항하여 주당 액면가 72달러의 채무증권과 교환으로 자기주식 49%를 매수하되 Mesa사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은 제외한다는 결정을 하자 주식매수에 있어서 Mesa사의 보유주식을 제외한 것은 차별적이라는 취지로 소송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하여 1심에서는 Mesa사가 승소하였으나 이에 대한 델라브웨 대법원은 '경영판단법칙'의 전제조건으로 ① 이사로서는 어떤 사람의 주식소유가 회사의 정책이나 효율성에 위험을 초래한다고 합리적으로 믿었다는 점, ② 기업매수에 대한 방어방법으로서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고 하면서 경영판단의 법칙에 관하여 “교환매수가 차별적이라고 하여도 Mesa사의 적대적 기업매수라는 위협적인 성질로 보아 Unocal사의 대응은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이사회가 이익상반하지 않은 상황 하에서 주의의무를 다하고 재량권의 남용이 없이한 결정은 적절한 경영판단의 행사다.”라고 하면서 Mesa사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파기했던 것이다. 위 판결은 기업매수에 대한 방어조치로서 경영판단의 법칙을 인정하고 있지만 다만 이사가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성실성을 가지고 합리적인 조사 끝에 Mesa사에 의한 주식매집이 Unocal사에게 존재를 위태롭게 할 만한 위법한 경우라면 경영판단의 법칙이 인정된다고 하여 종전의 '경영판단의 법칙'을 약간 수정하였던 것이다. (계속)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