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형복 대전발전연구원 대전도시안전디자인센터장 |
프랑스 정부는 프랑스 시민들의 많은 반대에 부딪혀 결국 20년 후 철거를 약속하고 준공했다. 그러나 에펠탑은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육군의 무전탑으로 사용되었고 이후 텔레비전의 송신탑으로 사용·유지되어 지금은 프랑스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서 남게 된 것이다.
최근 대전스카이로드에 대한 많은 찬반의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기보다는 다양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어 기본계획과 운영관리계획을 마련하였던 사람으로서 착잡한 심정이다. 우리 연구진들은 대한민국 최초의 스카이스크린을 계획한다는 사명아래 긴시간 동안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였고, 관계자와 많은 대화를 통해 계획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기본계획에서 제시하였던 연구결과가 지금의 대전스카이로드에 전반적으로 반영되지 못한 점도 많아 아쉬움을 갖고 있다. 도시란 한번 쇠퇴의 길로 들어서면 재차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그리 녹록하지 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국내·외 침체된 도시들이 과감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성공한 도시도 있고, 재정적으로 낭비를 한 도시도 많다. 으능정이거리의 벤치마킹 도시였던 화려한 라스베이거스도 구도심이 있어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상인과 시민들의 다양한 노력과 시도가 이어졌다.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의 새로운 시도가 프리몬트스트리트에 설치한 비바비전이었던 것이었다.
으능정이거리에 대전스카이로드 도입은 단순한 라스베이거스 비바비전의 복사가 아닌 재생에 성공한 도시의 성공요소를 우리의 실정에 맞게 도입하여, 적어도 우리대전에 볼거리를 만들고자한 과감한 도전이었던 것이다. 비바비전도 오픈초기에는 다양하지 못한 콘텐츠로 인해 그리 각광받지를 못했다. 그러나 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킬러콘텐츠가 자연스럽게 탄생하였고 많아진 킬러콘텐츠를 잘 구성하여 찾아오는 방문객에게 늘 임펙트한 즐거움과 감동을 주게 되었다. 물론 이면에는 콘텐츠의 제작에 있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충실히 들었고, 시의 과감한 투자도 따랐다. 그와 동시에 상인과 시민들은 하드웨어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문화행사개최를 통해 프리몬트스트릿만의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내어 방문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시하여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아직은 대전스카이로드가 미숙한 운영과 다양하지 못한 컨텐츠로 인해 식상하고 볼거리가 거의 전무한 것은 인정한다. 지금은 대전스카이로드로 인해 다소 반목적인 갈등이 존재하고 있지만, 프랑스의 에펠탑이 오랜시간을 거쳐 랜드마크가 되었듯이 시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가 소통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철거가 대안이 절대 될 수 없으면 효용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운영의 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덩치 큰 하드웨어의 설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킬러콘텐츠와 시민참여를 유도하는 인터렉티브 콘텐츠 제작, 스케치북과 같은 넓은 화면을 활용한 문화행사 그리고 으능정이만이 갖는 상인들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이벤트 등 현 시점에서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대전의 명물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우리모두가 원초적인 고민을 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지금도 라스베이거스의 비바비전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은 밤마다 모이지만 그들은 하늘을 잠시 보고 놀라고 땅을 보면서 계속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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