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병옥 충남대 군사학부 교수 |
프랑스 방위산업은 약 500조 원에 이르는 세계방산시장에서 수출 점유율이 약 10%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 4위의 방산대국이다. 혁신을 통해 방위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많은 교훈을 얻었다. 특히 에어버스(Airbus) 본사가 있는 툴루즈의 항공우주산업은 프랑스 수출 1위 산업으로 약 25만명 이상이 종사하고 있고 2030년의 산업규모는 약 3조 2000억 유로(약 48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툴루즈의 혁신 클러스터를 차지하고 있는 에어로스페이스 밸리(Aerospace Valley)는 위성과 군용 항공기 제조 분야에서 년 간 100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프랑스 방위산업이 대전·충청권에 부여하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혁신을 통한 창조국방의 선도역할이고 다른 하나는 광역경제권 협력을 통한 지역 경쟁력 강화이다. 최근 국방 ICT융합 생태계조성을 위해 대전시와 국방과학연구소(ADD)의 민군협력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고부가가치의 창조국방 신산업 육성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의 방산육성을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 지역혁신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산업경쟁력 제고, 혁신 아이디어를 통한 상품과의 연계 등이 핵심이다. 마찬가지로 대전·충청권에 국방산업 클러스터와 산학연 교류협력체계 구축, 민군협력을 통한 혁신사업 발굴, 기업육성 및 유망 기업유치, 국방 분야 전문인력 양성, 일자리 창출 등의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전시는 창조국방산업 육성을 통해 2020년까지 생산 7조 원, 종사자수 1만명 이상을 육성할 계획이다.
개념연구, 생산, 물류유통, 마케팅, 수출에 이르기까지 정부-기업-전문가집단의 창조적 협업(collaboration)이 이룩해내는 프랑스의 방위산업 육성정책을 보고 다음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대전·충청권의 방산육성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가칭, '대전·충청권 방산육성 추진단'을 설립하고 민·관·군·산·학·연이 연계된 거버넌스 체제를 만드는 것이 방향이다. 둘째, 방위산업 분야의 혁신을 위한 협업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방위산업 분야별로 창조국방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민군기술협력을 증진하는 것이 방향이다. 협업에는 권한과 역할의 공유, 산업 제분야별 협력, 혁신적 사고와 발상의 전환 등을 통한 네트워킹이 필수적이다. 셋째, 대폭적인 세제지원, 금융지원, 산업단지 조성을 통한 기업유치 전략을 전개하는 것이다. 프랑스 지자체의 금융지원을 보면, 마르세유의 한 광학 솔루션 회사(Devisubox)에 약 12억 원(약 80만 유로:중앙정부 50%, 지방정부 50% 지원)을 9년간(2년 무상, 7년간 저리로 상환) 빌려주고 있다. 지역에서 산업경쟁력을 제고하는데 필요한 기업 생태계는 임금, 토지, 금융 등 경제적 환경과 법률적 제도, 행정 신뢰도 등 정책적 환경을 포괄한다.
넷째, 정주여건의 개선하여 생활시설 확충과 교육 및 복지혜택을 증진하는 것이다. 산업단지 조성에 더하여 우수한 정주환경을 특성화된 미래형 첨단도시로 건설하고 교육시설, 생활체육·문화시설, 공동 보육시설, 광역교통 등 문화·복지 인프라 확충을 통해 '살고 싶은 지역'으로 조성해가야 할 것이다. 프랑스 지자체가 지역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광역 연계 메트로폴의 특화단지 조성은 하나의 모델이다.
지난 40여년간 우리나라의 국방기술이 민수 분야에 창출한 부가가치는 약 1조 1000억원이고 민군협력 개발사업의 투자효과는 4700억원으로 추산된다. 2012년 방산수출 34억달러를 달성한 우리나라는 향후 민간기술의 국방부문 도입 활성화, 국방과 민간의 공동기술개발, 국방기술의 전략적 상업화 등을 통해 방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야한다. 프랑스의 창조적 혁신산업 육성정책은 물론 미국의 방위산업이 세계 IT산업의 메카인 실리콘 밸리에서 비롯되었다는 점과 방산 매출액(년 100억달러 이상) 가운데 수출 비중이 75%나 되는 이스라엘 사례를 교훈으로 우리나라의 창조국방정책을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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