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영균 씨지엠 컨설팅 대표 |
기존에 만들어져 이어져 내려오는 것도 있고 새로 만들어져 알려지고 있는 것도 있다. 새로운 대전의 모습 중에 대전만의 풍성한 모습으로 자리잡아가는 것이 있다. 바로 대전시민대학이다. 연 인원 1만 4000명의 수강생과 1000여개가 넘는 강좌는 아마 지자체 어디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규모일 것이다. 지난해 시작된 대전시민대학은 시작한지 2년만에 꽤 큰 성장을 하고 있고 대전 시민들을 위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첫째, 유휴노동력을 지자체가 주도해서 교육하고 새로운 일자리로 만들어내어 지역 경제에 공헌하는 사회적자본 육성의 역할이 있다. 둘째는 모든 시민들에게 교육에 대한 평등하고 균등한 기회를 제공해서 시민들의 자기계발과 성장을 돕는 것이다. 셋째는 원도심에 거대한 교육기관을 형성하여 주변 지역경제에 소비를 촉진시키는 원도심활성화의 역할이다.
필자는 지난 겨울부터 대전시민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그 동안 보고 느낀 바에 의하면 대전시민대학은 시작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탓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아직 많은 것 같다. 그 중에 꼭 필요한 과제들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겠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몇 가지 과제는 이런 것이다. 수강신청에서 수료 그리고 재수강으로 이어지는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일이 첫째 과제일 것이고 둘째는 질적으로 우수한 사회적자본 육성을 위한 교육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일 것이다. 아직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원도심활성화에 대한 대안들도 시급한 난제다.
교육시스템 구축의 과제를 보여주는 사례가 하나 있다. 올 2월에 대전시민대학에서 1학기 강좌 수강신청을 시작할 무렵에 신기한 일이 발생했다. 대전시민대학이 유명 포탈사이트의 검색어 1위를 기록한 것이다. 그 이유는 안타깝게도 대전시민대학에 온라인 수강신청이 폭주하면서 홈페이지의 접속이 마비되었고 시민들이 수강신청을 위해 수도 없이 대전시민대학을 검색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결론적으로 보면 대전시민대학은 시민들이 원활히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서버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육시스템이 아직 제대로 구축되지 못해 일어나는 이런 미숙한 사건들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강의시설이 제대로 준비 안되거나 교수들이 이용하는 시설에 대한 보안장치의 오작동, 직원들에 대한 충분하지 않은 근무여건 등. 사례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많다. 연간 수 만명의 수강생과 수 천개의 강좌를 원활히 꾸려나갈 수 있는 교육시스템의 안정된 구축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교육인프라 구축도 점차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전시민대학에는 천개가 넘는 강좌가 개설되어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강좌가 잘 운영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강좌는 수강신청 미달로 폐강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강좌는 다음 학기로 지속되지 못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이유는 양질의 숙련된 강사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전시민대학이 역할 중에 중요한 것이 원도심활성화와 지역경제 부활일 것이다. 대전시민대학을 이용하는 수많은 시민들을 원도심 경제로 끌어들이고 이를 통해 소비를 촉진시키고 원도심을 활성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대전시민대학 교육생 중 원도심에서 식당을 이용하거나 주변 상가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단 주차여건이 좋지 않다. 옛 충남도청과 장암관의 주차장은 거의 꽉 찬 상태로 운영되고 주위는 유료주차장 뿐이다. 게다가 학습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무리지어 모일 수 있는 카페나 식당 등이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모자라다. 다시 말하면 대전시민대학과 원도심의 가게들을 연결해주는 매개가 없다 보니 교육생들 입장에서는 갈 곳이 없고 주변 상가들은 손님이 없는 것이다.
대전시민대학은 사회적 자본육성을 위한 교육시스템을 완성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받쳐줄 인프라를 확보해 나가야 한다 또한 좀더 세련된 원도심활성화를 위한 비법을 발굴해야만 한다. 대전시민대학이 대전에 소중한 사회적 자산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해 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노력들이 하나씩 성과를 만들어 나가다 보면 대전시민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대전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