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달마가 동쪽으로 가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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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달마가 동쪽으로 가는 까닭

[시사 에세이]이재원 유성 한가족 요양병원 이사장

  • 승인 2014-04-07 14:35
  • 신문게재 2014-04-08 16면
  • 이재원 유성 한가족 요양병원 이사장이재원 유성 한가족 요양병원 이사장
▲ 이재원 유성 한가족 요양병원 이사장
▲ 이재원 유성 한가족 요양병원 이사장
오늘 아침 샤워를 하고 수건을 집었는데 그 수건의 '축 개원 2 주년 기념, ㄱ병원'이라는 문구를 보았습니다. 마음이 너무 착잡해지더군요. ㄱ병원 은 부도난 지 2년이 넘은 저의 제일 친한 친구가 운영을 하던 병원입니다. 부도가 난 뒤 수없는 법정 출두, 믿었던 사람들에게서의 고소와 우울증, 자괴감 등은 사업실패 후 필연의 코스입니다. 이제는 완전한 신용불량이 되었고 경제적 무능력 상태가 영원히 회복 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일차적 경영의 책임은 제 친구지만 옆에서 보면 의료계의 낮은 수가와 여러 규제들로 인해 결국 병원을 살려보려 몸부림을 쳐도 인건비 등의 압박에 못 이겨 부도가 나고만 병원입니다. 생활비 300만원 이외에 이 친구는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며 신용카드 한 장 가지고 있지 않던 친구였습니다.

문제는 대한민국 의사의 20%이상이 이런 신용불량자고 잠재적 신용불량자까지 합하면 35%이상 이라는 통계입니다. 수없이 많은 의사가 개업을 하고 또 망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은행에서조차 병원을 하겠다고 하면 돈을 안 빌려주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OECD에 따르면 지난 2012년 6월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공공병원의 비중이 10%정도로 최하위입니다. 이는 의료기관의 대다수를 우리나라는 민간 의료인들이 책임을 지고 운영을 하고 있고 의료정책이 잘못되면 그 책임은 민간병원에서 감당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진주의료원 사태 같은 경우는 공공병원이니까 국가 재정으로 책임을 지지만 민간 병원은 결국 그 개인이 책임을 지어야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으니 병원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폐업하는 병원이 2008년 6.8%, 2010년 7.8%, 2012년 8.4%(2857개 병원중 239개 )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다른 사업 폐업률 평균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점점 편리하게 이용해야 하는 여러분의 근처 동네 병원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의료 이익도 상급종합병원은 12.1%로 양호하지만 일반 종합병원(100-300병상)의 2012년 이익률은 -3.0%로 매년 적자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의 파업이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눈총 아래 진행 되어 가고 있습니다. 협상의 결렬시 다시 파업을 하겠다는 의사가 85.7% 인만큼 이번의 의사들의 심정은 결사적이라고 표현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잘못되었다, 위법이다.',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말도 안 되는 행위'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고 있고 의사인 저역시도 마음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오죽하면 의사들이 파업이나 집단 휴진을 한다 할까요? 보수적인 성향인 의사들이 왜 이렇게 여러 문제를 제기하고 있을까요. 이런 식으로 병원정책이 계속 되면 이제 1차적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의사는 더 망하고 환자분들의 불편은 가중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병원의 재정이 건강해지고 튼튼해져야 국민 여러분 역시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여러분들이 편리하게 이용 하실 수 있다는 것도 생각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한 여러분이 과거에 서부터의 상식 '의사들은 그래도 돈을 잘 벌잖아' 는 이제 버려주시기 바랍니다. 대기업의 직원에 비해 연봉 역시 이미 떨어져 있습니다. 의사들에 대하여 부정적 생각을 많이 가지고 계시고 필자역시 사회에 대한 봉사 개념 보다는 영리추구에 골몰하는 일부 경영주들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없이 많은 선량한 의사들이 주 40시간을 초과해(전공의 평균 80~120시간, 개원의 55~60시간) 24시간 근무를 하고 있고, 교수들은 박봉임에도 자부심과 명예하나만으로 후학양성과 연구, 진료 3가지 힘든 일을 묵묵히 하고 있습니다.

의사가 신랑감 후보에서 1순위에서 밀려 이제 10위권 밖이 되었습니다. 이제 현실적으로 의사라고 해서 안정과 고수익 이라는 보장은 희박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의사는 아프신 환자분들을 돌보고 치료하는 직업입니다. 이런 의사들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국가는 이제 이런 의사들의 방향을 잘 잡아주셔야 합니다. 그래서 의사들이 진료에 매진하고 환자의 쾌유에 즐거움을 느끼며 살게 만들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글을 읽으시는 독자 여러분 역시 '의사들도 이젠 많이 힘들어 졌구나!'라는 이해와 공감을 감히 부탁 드려봅니다. 이제 의사들도 따뜻한 격려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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