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연] 제국주의와 크림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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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제국주의와 크림반도

[세설] 조수연 변호사

  • 승인 2014-04-07 14:35
  • 신문게재 2014-04-08 17면
  • 조수연 변호사조수연 변호사
▲ 조수연 변호사
▲ 조수연 변호사
도무지 제국주의(Imperialism)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19세기 후반, 강대국은 무력으로 미개발지역을 식민지화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통치하고 경제적으로 수탈하는 팽창주의 정책을 펼쳤는데, 이를 제국주의라 한다. 한마디로 강한 국가가 약한 국가를 염치를 따지지 않고 먹어치우는 약육강식의 시기였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제국주의 국가로는 가장 먼저 스페인과 포루투칼이 있었고, 영국과 프랑스가 그 뒤를 이었고,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미국 등이 후발주자였으며, 아시아로는 유일하게 일본이 제국주의 국가였다.

먼저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중남미 전체라는 엄청난 영토를 나누어 가졌다. 다음으로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이 아프리카 전체를 자로 그어가며 분할하여 식민지로 삼았다. 태평양 연안 등 그 이외의 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호주와 인도는 영국이,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 베트남은 프랑스, 필리핀은 미국이 차지했고, 불행하게도 조선과 대만은 일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 중국은 땅덩어리가 워낙 커서 한 나라가 차지하지 못하고 열강들이 대륙 곳곳에 생채기를 냈다. 사실상 제국주의 몇 개국이 지구 전체를 분할해 가진 것과 다름이 없는 시기였다.

이런 제국주의 국가들은 지금도 지구촌에서 인권을 주장하며 선진국 행세를 하고 있지만, 불과 100여년전만 해도 물불을 가리지 않고 총칼로 미개발국가를 정복하고 악행을 서슴지 않던 탐욕의 제국이었음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이런 제국주의 시대는 끝이 났는가. 최근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과정을 지켜보면서 제국주의는 잠시 휴지기(休止期)일 뿐 결코 끝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다. 크림반도는 흑해 북쪽에 있으면서 북쪽으로는 우크라아나와 붙어있고,동쪽으로는 조그만한 해협을 건너 러시아와 인접해 있는 경상도 만한 크기다. 구소련시대에 우크라이나에 편입되었고, 1991년도에 우크라이나가 소련에서 분리, 독립되면서 그때부터 현재까지 엄연한 우크라이나의 영토였다.

러시아는 원래 크림반도와 그 주변에 대해 욕심이 많았다. 거대한 영토를 소유하고 있는 러시아가 조그만 크림반도를 탐내는 이유는 단 하나, 겨울에도 얼지 않는 항구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다. 크림반도를 차지하면 흑해연안 뿐만 아니라 지중해 부근까지 그 세력을 확장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1853년에는 그 지역의 지배자였던 오스만 제국과 3년에 걸친 크림전쟁을 벌이기도 하였다. 이런 크림반도에 러시아인종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는 이유로 러시아는 형식적인 주민투표를 거친 다음에 원래부터 주둔하고 있는 러시아 함대의 무력시위를 바탕으로 간단하게 크림반도를 합병해 버렸다. 약소국인 우크라이나는 힘한번 써 보지 못하고 사실상 자국의 영토를 내어주고 말았고, 미국이나 영국 등 서방세계도 비난 성명이나 발표할 뿐 이렇다할 뾰족한 대안이 없는 형국이다. 불과 100여년전의 제국주의 방식 그대로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합병한 것이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우리도 100여년전에 제국주의 국가의 탐욕에 희생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당시 제국주의 국가였던 일본의 독도에 대한 야욕이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에 '독도는 원래 일본의 고유영토인데 현재 한국이 무력으로 점령하고 있다'는 내용까지 실을 기세다. 그 교육을 받고 자라는 일본의 청소년들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역시 무력으로 잃어버린 영토인 독도를 반드시 되?겠다고 다짐하고 실천하려고 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그러다가 우리의 국력이 약해지고 국제정세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성되면 어느 날 갑자기 독도를 무력으로 점령하고 자국 영토임을 선포할 지도 모른다. 그러면 우리는 일본과 전쟁을 벌이고 승리할 수 있는가. 미국은 아마도 중립을 지킬 것이다. 결국은 우리 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간단치 않은 문제가 우리 앞에 상시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국력신장의 중요성을 절감한다. 튼튼한 경제력과 강한 군사력, 그리고 통합된 국론만이 크게는 제국주의의 침략으로부터, 작게는 일본의 야욕으로부터 우리의 영토와 주권을 지켜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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