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 불공정행위 '甲甲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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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유통업체 불공정행위 '甲甲하네'

납품업체 상대 서면 미약정·판촉비용 전가 등 여전 공정위 직권조사 의지 불구 '갑을 개선' 회의적 반응

  • 승인 2014-03-27 17:52
  • 신문게재 2014-03-28 7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지난해 매출 부진했다고 판촉행사를 요구하면 입점업체 입장에서는 싫다고 할수가 없어요. 판촉사원이 있고 없고에 따라 매출이 차이가 나니까 우선 파견해 놓고, 나중에 파견요청서를 제출하는 거죠.”

공정거래위원회가 26일 유통분야 서면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직권조사 등을 통해 철저히 점검ㆍ시정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일선현장에서의 기대감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공정위가 '대규모 유통업에서 납품업자 등의 종업원 파견 및 사용에 관한 가이드라인'과 '판매장려금 부당성 심사지침'등을 연이어 시행했지만 실제로 갑을 관계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현장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 납품업체들은 서면 미약정 행위와 부당한 경영정보 요구 등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백화점의 경우 종업원파견이나 판촉행사시 서면약정을 맺지 않고 사후에 맺는 것이 빈발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형마트 역시 판매장려금과 종업원파견시 서면 약정을 맺지 않고 사후에 약정하거나 약정 항목을 누락하는 경우가 빈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공정위는 '대규모 유통업에서 납품업자 등의 종업원 파견 및 사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대형 유통업체가 구두, 이메일 등으로 먼저 파견 요청을 한 이후 납품업체가 자발적으로 파견요청서를 제출해도 불법으로 간주한다고 발표했지만 이 같은 지침이 일선현장에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셈이다.

또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입점하는 납품업체는 물류비ㆍ판촉행사비 등 추가 비용부담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전년대비 판매부진 등의 사유로 매출강요 및 잦은 판촉행사 요구에 따른 판촉비용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공정위가 실태 조사와 함께 밝힌 직권조사와 제도 개선 방안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에도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한 납품업체 관계자는 “갑자기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참여하라고 해도 싫다고 말할수 없는 것이 납품 업체들의 입장”이라며 “잘못 알려지게 될 경우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미운털이 박히게 될 텐데 유통업체들이 스스로 의식을 바꾸고 개선하지 않는한 현장에서의 갑을개선이 완전히 사라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사전에 계약서를 작성하고 절차대로 매장운영을 하고 있다”며 “이번에 파악된 내용들은 특정지역의 특정 내용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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