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자금·부동산 매수자금 목적” 장학사 진술 신빙성 낮아

  • 사회/교육
  • 법원/검찰

“선거자금·부동산 매수자금 목적” 장학사 진술 신빙성 낮아

비리주도 장학사 단독범행 무게, 김교육감에 책임전가 가능성 커

  • 승인 2014-03-26 18:25
  • 신문게재 2014-03-27 5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김종성 교육감 뇌물수수 혐의 무죄 왜?

김종성 충남교육감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대폭 낮아진 결정적 이유는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았기 때문이다.장학사 시험 문제 유출 대가로 응시자 22명으로부터 받은 2억8000만원에 대해 김 교육감이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범행을 주도한 김모(51) 전 감사담당 장학사의 단독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의 무죄 판단 근거는 이렇다. 우선 김 전 장학사 진술의 신빙성에 주목했다.

김 전 장학사는 김 교육감의 지시에 따라 조성된 자금으로 부동산을 매수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책정된 매매대금과 지급된 매매대금이 불일치하고, 대금완납 전에 근저당권이 설정된 점을 들었다. 또 부동산 매도인이자, 자금을 계좌에 보관했던 A씨의 초기 진술이 김 전 장학사의 진술 내용과 다르며 매도 이후 시점에서 임의로 부동산을 담보에 제공한 점에 착안했다.

금품 조성 목적이 교육감 선거자금 준비였다는 김 전 장학사 진술에도 의심을 품었다. 이 사건 범행이 시작된 2011년은 선거가 치러지기 3년 전인데 이때부터 급박하게 선거자금을 모을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

김 교육감과 김 전 장학사의 대화가 담긴 녹취록 내용이 금품수수 지시의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점도 들었다.

녹취는 2013년 2월 5일 대전 유성구의 모텔에서 김 전 장학사가 자수한 직후 김 교육감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기 전의 시점에 이뤄진 것이다.

재판부는 김 교육감이 녹음된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에서, 교육감의 당시 인식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증거가치가 높다고 봤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장학사 자신도 금품수수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교육감에게 얘기했지만, 실제와 다르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금품전달 경로에 대한 노모(48) 전 장학사의 번복된 진술의 신빙성도 높다고 봤다.

재판부는 “통화내역과 통화장소에 대해 통화기록 등 객관적 자료에 의해 수수금품을 김 전 장학사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노 전 장학사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장학사가 앞서 구속된 노모(48) 전 장학사에게 허위진술을 지시한 점도 그의 진술을 믿을 수 없게 만들었다.

여기에다, 수사기관에서 김 전 장학사가 자신의 금품 관련 역할을 축소 내지 은폐하려는 정황이 기록상 확인된 점을 들어 김 전 장학사의 진술 신빙성을 낮다고 판단했다.

교육감이 김 전 장학사에게 맡긴 축의금이 이 사건 문제의 금품이 보관된 계좌와 별도로 분리돼 정기예금으로 관리돼왔고, 축의금을 자금관리인 A씨가 일시적으로 사용했다가 다시 정기예탁한 사실도 무죄 판단의 근거 중 하나다.

재판부는 “금품수수의 실질적인 목표가 선거자금 마련과 부동산 매수라는 김 전 장학사의 진술은 신빙성이 부족하다”며 “반면, 김 전 장학사는 금품수수와 관련한 자신의 죄책을 덜기 위해 교육감에게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