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문준 교수(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황사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황사란 중국과 몽골 지방의 사막에서 발생하여 매년 주로 3~4월에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흙먼지다. 우리나라는 2001년 황사관측이 시작된 이후로 매년 10회 이상 꾸준하게 황사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비교적 크기가 큰 입자들은 발생한 곳이나 주변에 머물고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황사의 크기는 대개 10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미세먼지인데, 황사가 없을 때보다 황사가 불 때는 공기 중에 5㎛ 이하의 미세먼지가 훨씬 많다고 보고되고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 몸의 구조상 5㎛ 이하의 크기의 작은 입자는 폐에 침착이 쉽게 일어나게 되고,여러 가지 염증물질들이 분비되면서 기관지의 점막이나 폐의 손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또 각종 중금속이 오염되어 있기 때문에 황사에 포함된 미세먼지는 폐질환을 유발하기도 하고 기존에 호흡기 질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황사가 우리 몸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황사는 각종 호흡기질환,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고, 눈이나 피부에 영향을 주어서 각종 결막염이나 안구 건조증이 생길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피부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미세먼지와 함께 건조한 날씨와 동반되기 때문에 우리 몸 특히 호흡기계의 방어기능이 떨어지게 되어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황사로 인해 호흡기질환이 발생했을 때의 증상으로는 코와 목의 건조함을 많이 느끼게 되고, 목이 컬컬하거나 아플 수 있다. 기침을 해도 시원하지 않다고 느껴질 수도 있고 숨이 막히고 답답하다는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황사가 심할 때는 외래나 입원환자가 많이 증가하기 때문에 호흡기내과 의사들이 좀 바빠지기도 한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가 증가할 때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한다고 하고, 심혈관계 질환 특히 호흡기계 질환자의 사망이 증가한다고 보고 된 바 있다. 또한 호흡기내과 외래를 방문하는 환자가 20% 이상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으며, 천식이 환자가 호흡곤란이 심해지는 빈도가 증가하기도 하고 폐기능도 감소한다고 한다. 따라서 황사는 심폐질환 특히 호흡기 질환의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야외 활동이나 운동은?=외부에서 활동할 때는 가급적 코를 통해서 숨을 들어 마시는 것이 좋은 이유는 코 점막이나 코털에 의해서 황사 먼지를 걸러지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폐 깊숙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가 있다. 특히 실외에서 운동을 하게 되면 호흡량이 증가하면서 먼지가 폐로 들어갈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가급적 실외에서 하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노인이나 어린아이들, 흡연가들, 혹은 폐질환 특히 기관지천식이 있거나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황사의 미세먼지가 폐에 침착하면서 기관지나 폐에 염증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비교적 건강한 사람에 비해서 만성 폐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기관지에 이미 손상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경미한 염증일지라도 기침이나 가래, 호흡곤란과 같은 호흡기적인 증상이 흔하고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만성폐쇄성폐질환과 황사=만성폐쇄성폐질환은 흡연이나 여러 가지 유해물질 등으로 인해서 기관지에 만성적으로 염증이 생겨 결국 기관지가 만성적으로 좁아지거나 폐포가 터져서 폐기종 변화를 일으키는 질이다. 이러한 변화는 흉부 CT에서 확실하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지속적으로 흡연을 하게되면 점점 악화되어 지속적인 기침, 가래와 함께 결국 호전되지 않는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주로 발생시키는 원인이 흡연이기는 하지만 공해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은 남아있는 폐기능의 정도에 따라 다양하겠지만 평소에도 가래있는 기침을 오래하고, 때에 따라서는 호흡곤란과 같은 증상을 호소하지만 황사와 같이 미세먼지 흡입으로 인하여 기관지가 좁아져 있는 상태에서 기관지 염증이 경하게 올지라도 상대적으로 더 악화시킨다. 때문에 기존에 있던 증상이 심해지게 되고 외래를 자주 방문하게 되거나 응급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으며, 때에 따라서는 입원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지게 된다.
건양대병원 호흡기내과 나문준 교수는 “황사의 발생은 앞으로 꾸준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매년 봄마다 모든 국민들이 고생할 것으로 생각된다. 황사에 포함되어 있는 미세먼지는 폐나 심장, 눈, 코와 피부에 여러 가지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가급적 덜 들어 마시도록 노력해야 호흡기질환이나 코, 눈, 피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며 “혹시 증상이 장시간 지속된다면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과 같이 진단받지 않은 폐질환이 숨어있는지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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