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우현 K-water 서산권관리단장 |
실제로 전 세계 약 7억8000여 명은 안전한 식수를 구할 수 없으며, 그 비율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약 13억 명은 전기없이 생활 할 정도로 물과 에너지 절약은 시급한 문제다. 물과 에너지는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수력, 조력 및 원자력 발전 등 다양한 전력 생산방식을 통해 알 수 있듯 에너지의 생산과 전달을 위해서는 물이 필수적이다. 특히 공업용수의 경우 약 75%가 에너지 생산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반대로 전 세계적으로 생산된 에너지의 약 8%는 물의 생산에 사용된다. 수자원을 다양한 형태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상으로 물을 끌어 올려야 하며 목적에 맞도록 가공 처리한 뒤 대상지까지 이동시켜야 하고 마지막으로 사용된 물을 처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에너지의 사용 없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 물을 절약하는 것이며, 물을 절약하는 것이 에너지를 절약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더욱이 에너지의 과도한 사용이 기후변화를 초래하고 이로 인한 각종 자연 재해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고려할 때 물 절약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시켜주는 물과 에너지라는 슬로건은 시의 적절한 주제 선정이라 볼 수 있다.
미국 PAI(국제인구행동연구소)는 1인당 가용 수자원량을 기준으로 1700 이상이면 물 풍요국, 1000~1,700인 경우 물 스트레스국, 1000 미만인 경우 물 기근국으로 분류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들이 물 풍요국에 속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1인당 가용 수자원량이 1453에 불과하여 물 스트레스국으로 분류되어 있다. 바로 세계 평균량인 8382의 2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하지만 말 그대로 물을 물 쓰듯 사용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 주소다.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핵심은 값싼 수도 요금이다. 우리나라 수돗물 요금은 원가에 비해 낮게 책정되어 있다. 2012년 상수도 통계에 의하면 평균 수도요금은 당 649.1원으로 원가 814.7원의 8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대다수의 국민들은 저렴하면서도 외관상 풍부해 보이는 물을 절약할 유인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주위를 돌아보면 물 부족은 유·무형의 다양한 사회적 비용을 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갈수록 빈번해지는 가뭄과 이로 인한 피해는 국가적인 문제가 되었다. 특히 지난 2013년 제주도에서는 50여일 이상 지속된 가뭄으로 인해 전체 농경지의 절반이 피해를 입었으며 닭 2000여마리, 오리 600여마리가 폐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백록담, 저수지 등의 물이 마르면서 막대한 복구 비용이 투입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생활용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K-water는 국내 유일의 물 전문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서 40여년간의 축적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서산시 상수도 운영의 효율화 및 물과 에너지 절약에 앞장서 왔다. 누수 탐사 및 자체 복구를 통한 유수율 제고로 물의 낭비를 막아 수돗물 생산비용을 절감했고 절감된 재원을 주민 복지 등 다른 분야에 활용해 서산시와 K-water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창출했다. 또한 대산임해공업지역의 5개 기업의 운영에 필요한 산업용수를 원수 취수에서부터 최종 처리까지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한 곳에서 해결하는 Total Solution 체계를 구축하여 효율성을 제고함은 물론 막대한 양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전문화된 물 관리를 통해 에너지 절약은 물론 시민 복지 향상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온 셈이다.
물 절약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누구나 쉽게 실천 할 수 있다. 설거지할 때 통에 물을 받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8억t을 절약할 수 있으며, 양치질을 할 때 사용하는 양치컵은 연간 1.5억t을 절약할 수 있게 한다. 물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에너지는 물이 필요하다. 물과 에너지를 절약하여 더 행복한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작은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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