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환]상식이 통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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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환]상식이 통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중도프리즘]남인환·남인환피부과 원장

  • 승인 2014-03-16 13:20
  • 신문게재 2014-03-17 17면
  • 남인환·남인환피부과 원장남인환·남인환피부과 원장
▲ 남인환·남인환피부과 원장
▲ 남인환·남인환피부과 원장
지금 우리사회는 자신이 했던 말과 자기행동에 대한 책임이 사라져 버린 황당한 시대다.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사회적 신뢰와 책임, 앞으로 소중하게 여겨야 할 예측 가능한 미래가 내동댕이쳐져 있다. 얼마전 끝난 수치(?) 동계 올림픽에서는 무너진 신뢰와 당당한 책임감을 보았다.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탈취 음모론으로 올림픽의 신뢰가 무너진 건 접어두더라도, 힘들게 은메달을 딴 쇼트트랙 선수가 '죄송하다'는 인터뷰를 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1등을 못하면 어떤가, 최선을 다했으면 당당한 것이며 더 노력해서 다음에 잘 할 수 있으면 된다. 이것이 자신에 대한 책임이고 국민 전체에 대한 신뢰가 아닌가.

선수들이 인고의 훈련을 거쳐 자신의 책임과 국민에 대한 신뢰를 지키려 최선을 다하고 있을 때, 나라안 정치판은 소치올림픽보다 더 수치스러웠다. 나라를 이끌고 국민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정치관료들의 언행은 참 한심스럽다. 원래 정당과 정치인이란 정치적 주의주장이 같은 사람들끼리 연대해 정권을 잡고 정치적 이념을 실현시키기 위해 조직한 단체나 노력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권을 잡기위해 다소 과장된 공약이나 약속을 할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집권 후엔 약속한 공약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고, 이 과정을 국민에게 상세히 알려야 좋은 정권이란 소리를 듣는다. 나아가 부족하거나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고치려는 노력을 해야 국민의 신뢰를 받는다.

요즘 정치 행태를 보면 과거의 단아하고 강직하고 솔직하던 박 대통령의 통치철학의 문제라기 보단, 정책실무자들의 두서없는 행정능력이 정치, 경제, 사회전반의 국민의 삶을 흩트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일례로 의사들의 집단휴진 사태를 몰고 온 병원영리화 법안이나 원격진료법안의 경우에도, 국가적인 창조경제라는 큰 틀에서 본다면 반드시 틀린 이야기만은 아니다. 하지만, 국민의 기본 건강권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보건의료시스템의 정책변화를 일방적으로 입안하고 시행하려하지 말아야 했다. 정책적으로 강제하기 전에 전문가 집단인 보건의료그룹과 정책적인 교류를 통해 계획하고 조율하지 않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또, 박 대통령의 국정의지인 '비정상의 정상화'를 왜 보건의료시장에서는 추진하려고 노력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현재의 비정상적인 '저부담, 저보장, 저수가'의 의료보험체제의 구조적인 개선노력이 병원영리화나 원격진료 시행보다 훨씬 더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라는 걸 정부만 모르는 걸까?

총체적 보건의료시스템의 파국을 가져올 병원영리화 및 원격진료 법안은 비정상적인 지금의 보험의료체제의 정상화를 이룬 후에 계획하고 시행해야 하는데, 순리적인 정착 프로세스없이 무리하게 뭐에 쫓기듯 시행하려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과거처럼 의료인집단을 왕따시킴(?)으로써 국민들의 지지를 더 얻을 수 있다는 사회적 포퓰리즘시각을 아직도 정치권이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아니면 자신들의 정책의지에만 집착하고 국민들의 힘든 현실은 모르는 척하는 건가 묻고 싶다. 현재 보건의료시스템에 대한 상식적이지 못한 정부정책이 답답하고, 앞으로 닥쳐올 보건의료 체제의 어려움을 예측하기조차 싫다.

요즘 슬프게도 우리에겐 예측할 수 있는 희망적인 미래가 너무 적다. 나는 가끔 철수의 새정치를 좋아했다. 혼탁하고 자기중심적인-국민의 뜻과 삶은 안중에도 없는-기존 정치판에 새 기운을 몰고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었다. 얼마전 그가 하던 말과 행동을 보면서 어쩌면 미래의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도 했다. 우리사회는 새로 집을 지어 이사간다고 해서 그 집에 새로운 가문이 생겨났다고 하지 않는다. 집이 중심이 아니고 사는 사람이 중심이었고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새 가문으로 탄생되지 않는다. 얼마 전까지 그가 하던 말을 잊어버리기엔 시간이 너무 짧은데, 헌집에 들어가 새로운 가문을 이루겠다는 그가 미덥지 못하다. 그래서 그에게서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연애를 안했다면 당연히 동거는 하지 않았을 거라는 것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상식이 아닌가? 연애는 절대 안한다고 하다가 갑자기 동거해 버리는 사람의 인간관계가 상식적인가, 그들의 앞날을 예측하고 신뢰할 수 있겠는가? 소중히 여겨야 할 책임이나 신뢰와 같은 삶의 근본가치가 많이 훼손된 우리사회는 지금 상식적인 것이 별로 없다. 정치인이던 국민개개인이던 과거 자신의 말과 행동을 책임지고 살아야 상식이 일상이 되는 사회가 되고, 그래야 일상적인 삶을 사는 것만으로도 꿈과 희망이 보이는 예측 가능한 미래가 있는 사회가 된다.

최근 쿨하게 연애사실을 인정한 연아의 요즘 사랑이야기가 우리들에겐 현재의 예측 가능한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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