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공직사회에서의 최선이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동엽]공직사회에서의 최선이란

[교육단상]김동엽 대전학생교육문화원장

  • 승인 2014-03-11 14:03
  • 신문게재 2014-03-12 16면
  • 김동엽 대전학생교육문화원장김동엽 대전학생교육문화원장
▲ 김동엽 대전학생교육문화원장
▲ 김동엽 대전학생교육문화원장
자신에게 당당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준 우리 선수들의 모습은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노력과 도전 정신은 그들이 이룬 성취보다 오히려 값지다. 특히,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피겨 선수 생활을 마감하는 김연아 선수의 고별 무대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간의 혹독한 훈련과 잦은 부상, 고통과 역경으로 인내한 시간을 알기에 메달 색깔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주지 못할까봐 걱정했다. 실수는 없었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 1등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고 당당하고 의연하게 소감을 밝힌 김연아 선수에게서 우리는 진정한 승리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때문에 그녀의 은메달은 그 어떤 금메달보다 값지다.

김연아 선수는 전날의 쇼트 프로그램을 마친 후 인터뷰에서 '다리가 안 움직이고, 점프 감각도 없는' 최악의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했다고 했다. “그래도, 나 자신을 믿었다”고 김연아 선수는 덧붙였다. 긴장과 불안, 두려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한 '피겨 여왕'의 마지막 무대는 전 세계를 매혹시켰고 그것으로 충분히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한 또 한 명의 선수가 있다. 러시아로 국적을 바꾼 안현수 선수가 쇼트트랙 3개의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자 그를 둘러싼 칭찬과 우리 사회의 패거리 문화에 대한 비난이 쇄도했다. 온갖 역경과 우여곡절을 겪고도 금메달 획득이라는 성과를 이뤄낸 안현수 선수는 간과해서는 안될 의미있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졌다. 우리는 국적을 불문하고 승패와 결과에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에 열광하고 용기를 얻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이처럼 최선(最善)이란 사회적 책임과 공동선(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공직사회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공무원 사회는 그 어떤 조직보다 공공성과 공익성 그리고 공정성을 우선해야 한다. 그러나 연(緣)을 대고 파벌을 조장하여 인재를 음모하는 등 그들만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무리들이 있다. 그들이 속한 조직은 어떻게 될까? 이런 부류들은 일의 순서나 절차, 원칙을 지키기보다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자리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집중하기 때문에 전체를 볼 수 없게 된다. 이런 일이 지속된다면 결국 상하간의 신뢰가 무너져 조직이 와해되고, 그 피해는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이탈리아의 사회학자 프란체스코 알베로니(Francesco Alberoni)가 쓴 '지도자의 조건'에서 진정한 지도자는 '꿈을 지닌 사람, 창조적인 모험가, 위업을 이루는 사람, 공정한 지도자, 파벌을 초월한 지도자' 라고 언급했다. 이와 반대로 '권력을 좇는 사람, 무능한 훼방꾼, 업적을 가로채는 사람, 파벌을 조성하는 사람, 편파적인 지도자' 는 조직을 망치고, 다수의 공공 이익과 공정성을 훼방하며 편파적으로 자신들의 이익과 신분 상승만을 위해 골몰한다.

특히, 도덕성과 공익을 최우선으로 추구해야 하는 공직사회에서의 집단 이기주의와 파벌 조성은 치명적이다. 공직에서의 진정한 지도자란 조직과 업무를 공평하고 평등하게 운영하고 처리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하고 그래야만 대다수의 직원과 시민으로부터 완전한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공자의 제자인 증자는 '남을 위함에 최선을 다 했는가? 친구를 사귐에 진심을 다 했는가? 배운 것을 실천에 옮겼는가?'의 세 가지 반성을 매일 한다고 했다. 이는 '삼성오신'(三省吾身)으로 한마디로 요약하면 '최선을 다 했는가?' 라고 자신에게 묻는 것이다. 하루를 마무리하기 전에 나에게 세 가지를 묻는 시간을 가져봐야 하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