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민수]순수예술과 대중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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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민수]순수예술과 대중예술

[문화초대석]추민수 (사)KUDA실용댄스협회장

  • 승인 2014-03-09 13:26
  • 신문게재 2014-03-10 16면
  • 추민수 (사)KUDA실용댄스협회장추민수 (사)KUDA실용댄스협회장
▲ 추민수 (사)KUDA실용댄스협회장
▲ 추민수 (사)KUDA실용댄스협회장
숨가쁜듯 봄이온다. 봄은 학술적으로 조어 '볻'에서 볼>볼옴>보옴>봄으로 변천한 말이라 한다. 아름다운 계절이다. 그만큼 보기에 좋다.

얼음이 녹아 맑은 물이 흐른다. 마치 신호등 앞 우리들 마음의 얼음처럼 지루했던 시간을 끊고 지루한 기다림 속에서 맞은 반가운 봄.

예전과는 달리 기다림이 낭만이란 말은 이미 헤어진 고무신을 엮어 새 고무신이라고 우기는 어느 굶주린 상인의 변명처럼 어지럽기만 하지만 어찌됐든 우리는 2014년의 눈부신 새봄을 안았다. 지루한 어두움과 움츠림을 뚫고 봄을 안은 우리들은 하루하루를 버릴 수 없는 현실의 냉정함에 배신감을 토로 혹은 감수 혹은 묵인하며 이별해 가고 있다. 은연인 듯 아닌 듯 조바심의 하루를 열고 인정인 듯 아닌듯 닫으며 내일들로 치닫는다. 그래도 함께 있음에 위안하며 고단한 하루 하루를 닫아가고 있다. 하루를 눈 감으며 때로는 함께함에 포근하고 때로는 지치며 혼자임에 빈공기의 을씨년함과 교감하며 그럭저럭 저무는 하루를 누군가와는 함께 보내드린다.

경제난으로 인한 서민들의 근심은 웃음을 잃게 하고, 취업난으로 인해 젊음만으로 아름다울 청년들의 하루하루는 내일에 대한 막연한 근심으로 얼룩지며, 이산가족 상봉중의 미사일 발사라는 북한의 야누스적인 이중성은 불신으로, 이웃나라의 뻔뻔함은 분노로, 하루하루가 숨가쁘고 위태스런 국제사회의 기류는 불안함으로 2014년의 아름다운 봄을 맞는 우리네들의 마음을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다. 피할수 없는 현실의 벽은 서민들을 무관심을 넘은 무기력함으로, 안타깝지만 이제는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린 실망감으로 하루하루를 지쳐가게 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이 만들어 낸 어쩌면 과부하 된 현대사회의 문명은 인간을 지치게 하고 병들게 한다. 이즈음에서 대중문화의 주류를 이루는 복고적 추세가 바로 수십 년 전 책에서 읽었던 너무나도 발달된 문명에 지친 인간이 자연으로 완벽한 회귀한다는 내용의 발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간혹 하곤 한다.

이제 대중에겐 즐기는 문화보다 치유하고 인간 자신의 본질을 깨닫는 개념으로서의 문화가 필요한 것이다. 순수예술은 예술성으로 대중예술은 상업성으로 분류했던 눈에 보이 지 않았던 문화의 신분적 편견은 이제 과거가 되어야 한다. 대중예술을 예술가 자신의 예술적인 주관 없이 상업적인 요소를 띠거나 대중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평균적인 취미나 기호에 따라가는 의미로 치부하고 오직 순수예술만을 그 자신의 예술적 욕구와 창의력을 인정하고 예술적 가치. 창조적 가치로 분류했던 그릇된 사회적 인식의 개선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는 듯도 하지만 이는 보다 확연히 개선되어야만 한다.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구분의 여지는 시대의 흐름, 대중들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 것이며 오히려 관계의 구별 없이 향후 “예술”이란 단어만으로 남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상처받은 대중은 그 상처를 치유 내지는 어루만져 주길 원하고, 직접적, 제도적 부분의 해결책 다음이 바로 문화 예술적 부분일 것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대중은 갈구하고 있다. 누군가가 자신의 아픔과 함께 해주길…. 상처받은 아픔을 치유해 주길….

이도 아니면 잠시라도 자신의 아픔을 잊고 행복에 젖어보기를….

시대가 요구하는 성숙한 문화예술인이란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필요 없는 문화예술의 귀천에 대한 인식과 어쩌면 자기 자신만의 숭고한 예술철학으로 위장한 발전가능성 없는 아집과 위선을 버린 대중들의 상처와 함께 하는 이 들일 것이다. 순수예술 대중예술의 구별을 말하기 이전에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며 우리 생활 속의 웰빙, 힐링, 디톡스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봄처럼 아름다운 문화예술인의 봄 햇살처럼 따스한 문화 예술적 의무가 아닐까.

얼마 전 시청 앞 문화 게시대에 쓰인 시구가 생각나는 봄이다. “얼음을 녹인 자 만이 사랑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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