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도 털렸다… 홈피 해킹 속수무책 당해

가입자 1200만명 개인정보 유출

카드 3사(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 정보 유출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에 KT 홈페이지가 해킹당하면서 가입고객 1600만명 중 1200만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돼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KT 홈페이지 해킹을 통해 개인정보를 불법을 빼내 휴대전화 개통·판매 영업에 사용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전문해커 김모(29)씨와 정모(38)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이들과 공모한 텔레마케팅 업체 대표 박모(37)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파로스 프로그램'을 이용한 신종 해킹 프로그램을 개발해 최근 1년간 전체 가입고객의 75%인 1200만명의 고객정보를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집주소, 직업, 은행계좌 등의 개인 정보를 휴대폰 개통·판매 영업에 활용해 총 115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KT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입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번호 이동을 통해 이동통신 3사의 가입 경험이 있기 때문에 현재 KT를 사용하지 않는 이동통신 사용자들 역시 자신의 정보 유출이 된 것이 아닌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들이 불법으로 빼낸 개인 정보를 통해 휴대폰 개통과 판매 영업 등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종 대리점 이름으로 기기 변경이나 번호 이동 등을 안내한 전화나 광고 문자가 온 것이 개인 정보 유출 때문이라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직장인 우소영(34)씨는 “KT이름으로 기기 변경을 안내한 문자가 왔던 것이 바로 개인 정보 유출 때문이었다”며 “IT기술의 선두주자인 통신업체마저 해킹에 무방비하다니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