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태평동에 위치한 소국밥 전문점 '태평소국밥'은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매장 안을 가득 채운 구수한 사골 국물 냄새와 낡고 허름한 인테리어에 옛스러움이 묻어나는 소품들에선 시골 5일장 국밥을 말아 팔던 장터국밥 집이 연상된다.
▲ 푸짐한 소고기가 한 뚝배기 가득 '소국밥' |
뚝배기 그릇을 가득 채운 소고기와 재료들이 훤히 보일 정도로 맑은 소고기 국물로 맛을 낸 '소국밥'은 이집이 자랑하는 대표 메뉴다. 소국밥 특유의 잡냄새가 전혀 나지 않으면서도 구수하고 깔끔하게 넘어가는 국물맛은 몸속 깊은 곳까지 따뜻하게 감싸주는 느낌이다.
▲ 소국밥 국물에 들어가는 한약제와 천연재료 |
▲ 천연재료로 잡냄새를 제거한 맑은 소소기국물 |
태평소국밥의 맛을 좌우하는 맑은 소고기 국물은 녹용, 황기, 엄나무 등 5가지 한약재와 통마늘, 생강, 대파, 무 등 천연재료에서 우려낸 국물로 만들어 낸다. 한약재를 사용하는 이유는 소고기로 국물을 냈을 때 나는 누린 냄새를 잡기 위해서다. 국물이 다 만들어지면 이물질과 기름기를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한데 주인장 김영실(46) 사장이 가장 세심하게 다루는 과정이기도 하다.
▲ 칼칼하고 담백한 국물맛이 일품인 소내장탕 |
음식 장사 경험이 전혀 없었던 김 사장은 국물을 내는 모든 과정을 1년에 걸쳐 수치화 하여 자신만의 매뉴얼을 만들었다.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 육사시미 |
▲ 육회 |
▲ 당일 도축한 한우로 만든 육사사미와 육회 |
▲ 간천엽 |
1등급 국내산 한우로 만든 육사시미와 육회 역시 이 집이 자랑하는 메뉴다. 짙은 붉은 빛이 식욕을 자극하는 육사시미는 혀끝에 달라붙는 순간 살살 녹아 내려가는 느낌이 날 정도로 부드러운 식감이 인상적이다. 참기름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육회'는 쫀득하게 씹히면서도 달달한 양념 맛이 일품이다. 특히 노른자를 쓰지 않으면서도 끈끈한 식감이 느껴지는 것이 다른 집 육회와는 차별화 된 맛이었다. 김 사장은 “고기 자체가 당일 도축한 한우만 쓰기 때문에 계란으로 감칠맛을 높일 이유가 없다”며 식재료의 신선도에 대해 강조했다.
▲ 허름하지만 정감있는 분위기의 태평소국밥 내부 |
태평소국밥 매장 안에는 '낮술 환영', '지나친 음주는 감사합니다' 등 웃음을 자아내는 문구와 오래된 소품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김 사장은 “손님들이 국밥 한 그릇을 먹을 때 마다 맛과 추억을 나누는 집을 만들고 싶었다”며 “비록 5000원 짜리 소국밥에 불과하지만 서민들의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착한가게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 중구 태평동 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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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 042-522-5757
메뉴판:소머리국밥 5000원. 한우내장탕 5000원. 설렁탕 5000원. 육사시미 (소)7000원 (중)1만원. 육회 1만1000원. 소머리수육 1만3000원. 위치:중구 태평동 375-1
뉴미디어부 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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