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유희, 고암의 인생을 닮은 그림들

  • 문화
  • 공연/전시

고난과 유희, 고암의 인생을 닮은 그림들

이응노미술관 신소장품전 6월1일까지 옥중화와 판화 등 500여점 등 두번째 기증작품 전시회

  • 승인 2014-02-26 13:55
  • 신문게재 2014-02-27 9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구성 1976
▲구성 1976
고암 이응노 탄생 110주년을 기념한 전시가 대전에서 열린다.

이응노미술관(관장 이지호)은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이응노미술관에 기증된 고암 작품 500여점을 전시하는 '2014 이응노미술관 신소장품전'을 오는 6월 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옥중화를 비롯해 문인화, 풍경화, 무화, 구성, 서화, 판화, 판화 원판 등 그동안 대중들에게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고암의 미공개 작품들이다. 전시는 장르와 매체를 넘나들며 예술작업을 펼친 고암의 예술세계를 포괄적으로 조망하면서, 그 속에서 고암이 겪은 삶의 고난과 유희를 드러내고 있다.

기증작품만으로 전시를 구성하는 것은 이번이 2번째다.

이응노미술관은 현재 미술관 소장품 1230점 중 1212점을 기증을 통해 수집했고, 현재 명예관장인 박인경 여사(고암의 부인)가 총 8차례에 걸쳐 1209점의 작품을 기증했다.

'제 1 전시실'에서는 고암이 동백림 사건으로 2년 반 동안의 옥고를 치를 당시 제작한 옥중화 8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1968~69년 대전교도소 안에서 제작된 옥중화 작품들은 삶의 굴곡진 단면을 치열한 예술혼으로 승화시킨 고암의 예술가적 면모를 더욱 돋보이게 하며, 이후 '문자추상', '군상'으로 이어진 고암의 전환기적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동물화, 풍경화, 구성 시리즈 등 200여 점에 이르는 미공개 회화들을 전시한'제 2 전시실'에서는 고암의 폭넓은 관심분야와 실험정신을 보여준다. 특히 동물화 시리즈는 해학을, 무화 시리즈는 리듬감과 경쾌함을 가득 담고 있으며, 구성작품에서는 고암에 의해 재해석된 고대 상형문자와 쐐기문자, 혹은 아라비아 문자를 엿볼 수 있다.

▲원숭이 1977
▲원숭이 1977
'제 3 전시실'에서는 도불(渡佛) 이전인 1958년에 제작된 서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는 고암의 작품 세계가 뿌리내리고 있는 토양이 동양화와 서예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암의 서체뿐 아니라, '합작도(合作圖)'와 같이 그와 영향을 주고 받은 주변 인물들의 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판화와 판화 원판이 전시된 '제 4전시실'에서는 고암만의 작업방식으로 자유롭게 변주된 판화 고유의 특성과, 판화라는 장르가 담아내는 독특한 질감에 응축되어 전달되는 작가의 내면적 고행을 느낄 수 있게 한다.

김문정 학예연구사는 “다양한 장르의 미공개 고암 작품 500여점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전시가 일반 대중들에게뿐만 아니라 근ㆍ현대미술사를 연구하는 국내ㆍ외 학자들에게 아주 특별한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지호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이는 작품들로부터 고암을 새롭게 배우고 이해하게 되길 기대한다”며 “ 이를 계기로 이응노미술관은 현재의 소장품 수집과 운영 체계를 재정비하고, 향후 수집과 관리 체계의 발전 방향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