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용]안현수와 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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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용]안현수와 김연아

  • 승인 2014-02-25 14:20
  • 신문게재 2014-02-26 16면
  • 박종용 대전법동초 교장박종용 대전법동초 교장
▲ 박종용 대전법동초 교장
▲ 박종용 대전법동초 교장
러시아 흑해 연안의 휴양도시 소치에서 2월 7일 개막해 16일간 열렸던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이 4년 후 평창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23일에 폐막했다.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 13위의 성적을 거뒀다.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이상화 선수가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고, 조해리를 비롯한 박승희ㆍ공상정ㆍ김아랑ㆍ심석희가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박승희가 쇼트트랙 계주에 이어 1000m에서 금메달,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디팬딩 챔피언 김연아는 피겨에서 은메달, 심석희는 쇼트트랙 계주 금메달에 이어 1500m에서 은메달 1000m에서 동메달을 거두었다. 이승훈을 비롯한 주형준과 김철민은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경기에서 은메달을 수상했다.

우리나라 선수단의 성적은 당초 목표에 미치지 못했지만,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은 마땅히 존중되어야 하고, 그들의 노력을 메달로 평가한다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하기 좋은 말이라고 성적 지상주의를 비난하다가도 기대하는 결과에 미치지 못하면 비난을 쏟아내는 이중 잣대를 적용하면 안 된다.

소치 올림픽은 폐막됐다. 그런데 여전히 핫이슈가 되어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는 선수들이 있다. 안현수와 김연아 선수다. 안현수는 2006년에 열린 제20회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한 후 2011년에 러시아 국적을 취득해 러시아 대표로 출전했다.

우리나라 남자 선수의 성적이 좋지 않은 반면에 안현수가 3관왕을 차지하면서 그의 귀화 문제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안현수가 파벌 문제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마음 편히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줄 곳을 찾아 러시아로 갔다고 말했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연아는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를 펼쳤지만, 눈에 보이는 명백한 실수를 저지른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올림픽 2연패를 저지당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네티즌 200만명 이상이 재심사를 요구하는 서명 운동에 참여했다. 미국 ESPN의 조사에서는 네티즌의 91%인 1만4000여 명이 김연아를 진정한 금메달의 주인이라고 했다. 소트니코바는 겨우 7%에 그쳤다.

필자는 편파 판정과 텃세의 희생양이 된 김연아 보다도 금메달을 수상한 소트니코바의 앞날이 더 걱정이다. 그녀는 평소 175점대를 받다가 이번 올림픽에서 224.59라는 높은 점수로 우승했기에 앞으로 올림픽 금메달 수상에 걸맞은 기량을 펼쳐야 한다는 부담을 갖게 됐다. 옷도 자기 몸에 맞는 옷이 있다. 소트니코바에 대한 심판들의 점수 퍼주기는 18세 소녀에게 심리적으로 큰 압박을 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반면에 김연아는 금메달보다도 출전에 더 큰 의미를 가졌다며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보여드릴 수 있어서 너무나 기분이 좋다고 했다. 필자는 김연아가 판정 논란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도 보기 좋지만, 무엇보다도 그녀가 지난 해 3월에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가 가슴 뭉클하게 남아 있다.

김연아는 2년의 공백기로 몸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참여했다. 좋은 성적을 거둬 후배들에게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를 경험하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의 천사 같은 마음씨는 우승과 함께 2명의 후배가 올림픽에 참여하는 겹경사를 얻었다.

안현수와 김연아, 둘은 남 탓을 하지 않고 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을 묵묵히 걸었고, 결과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처럼 어떤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야 들끓기 보다는 다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잘 수립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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