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AI 발생 한달… 혈세 수백억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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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AI 발생 한달… 혈세 수백억 '줄줄'

살처분ㆍ초소 운영비 등 87억 이미 소모… 농가보상액 등 포함시 150억대 예상 지자체ㆍ국가방역 한계… 개별농가 방역의식 제고 필요

  • 승인 2014-02-23 16:00
  • 신문게재 2014-02-24 1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전북 고창에서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충남으로 확산된 지 24일로 딱 한 달을 맞았다. 설 명절 이후 한동안 잠잠하다가 다시 확산되면서 장기화 국면을 맞고 있다.

23일 현재까지 천안과 부여, 청양, 논산 등 4개 지역 19개 농가에서 AI가 발생, 가금류 49만2000마리가 살처분 됐다. 도내 125곳에 설치된 방역초소 운영비 등으로 지자체 예비비 87억원의 예산이 투입됐고, 농가 보상액 60억원까지 포함할 경우 앞으로 예산 투입액이 15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현 추세로 봤을 때 AI 사태가 당장 멈추지 않고 2~3개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충남 지자체 재정 투입액과 농가 피해액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AI 발병 상황= 이번 충남 AI 사태는 전북과 인접한 부여 종계장에서 처음 시작됐다. 지난달 24일 부여군 홍산면 북촌리 종계장에서 AI 의심신고가 들어왔고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해당 농가에서 사육 중인 닭 1만6000마리를 살처분하고, 반경 3㎞ 이내 가금류 11만8000마리도 살처분 매몰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천안시 직산읍 판정리 종오리 농가에서 AI 의심신고가 들어왔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 항원(H5N8형)이 검출돼 해당농가에서 사육하는 오리 9500마리와 반경 3㎞ 이내 닭 3만5200마리와 오리 7000마리를 살처분 매몰처리 했다.

이후 AI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어 한동안 잠잠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천안 대규모 양계장과 청양, 논산에서 AI가 추가로 발생했다.

지난 14일 청양군 운곡면 와라리 산란계 농장에서 AI가 발생 했으며, 지난 13일 천안 풍세면 보성리 육용오리 농장, 지난 16일 천안 풍세면 용정리 산란계 농장에서 잇따라 AI가 발생해 가금류 24만7000마리를 살처분 매몰했다.

지난 20일에도 논산 연무읍 마전리 종계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 5만5000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 됐다.

▲향후 전망= 이번 AI 사태는 장기전 양상을 띠고 있다. 통상적으로 겨울철에 자주 발생하는 AI는 100일 이상 지속돼 왔다.

최초로 발생한 2003년의 경우 약 102일간, 2006년에는 104일간 이어졌다. 2010년에는 무려 140일가량 지속됐다. AI 발생 기간은 12월 29일부터 5월 16일까지다.

올해 발생한 AI가 장기화 될 경우 농가 피해와 지자체 재정 투입액은 수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까지 닭과 오리 49만2000마리가 살처분 매몰됐으며, 도로와 방역대에 설치된 방역초소만 125개에 이른다. 한 달간 투입된 예산은 87억원(교부세 16억원 포함)이고, 농가에 지원될 살처분 보상액 60억원까지 포함하면 재정 투입액은 150억원에 육박한다.

앞으로 중앙정부의 AI 방역체계 강화와 함께 개별농가의 방역 의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도 관계자는 “국가 차원의 방역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농가에서 방역수칙을 지키는 등 방역의식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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