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음료 마셨다가 '악!' … 유릿가루 혼입 등 年 30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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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음료 마셨다가 '악!' … 유릿가루 혼입 등 年 30여건

87% 내부파손에 의해 발생, 종이라벨 부착 등 포장 개선 시급

  • 승인 2014-02-19 18:31
  • 신문게재 2014-02-20 5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 주부 김미영(37)씨는 얼마전 구입한 유명 유기농 주스만 생각하면 등에서 식은땀이 난다. 비싼만큼 안전한 음료일거라 생각하며 구입했지만, 아이에게 먹이려 유리잔에 따른 순간 이상한 이물질을 발견한 것이다. 한참을 자세히 본 후에야 김 씨는 그 것이 유리 조각임을 알게 됐다. 김 씨는 “가족중 누군가 무심코 병째 마셨으면 어떡할 뻔 했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유리병 음료에 혼입된 유리이물을 음료와 함께 마시는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유리병 파손으로 음료에 유리이물이 혼입된 위해사례'는 지난 2010년 32건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30여건씩 129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해사례 129건 중 유리이물을 음료와 함께 삼킨 사례는 70.5%인 91건로 집계됐으며, 섭취 전 발견한 경우는 38건(29.5%)으로 나타났다. 상해 여부 확인이 가능한 74건 가운데 유리이물 섭취로 X-레이 촬영, 내시경 검사 등 병원치료를 받은 경우가 34건(45.9%), 베이거나 찔림·박힘 등의 신체적 상해를 입고 자가치료를 한 사례도 17건(23.0%)에 달했다. 특히 1세의 유아가 유기농 과일음료에 혼입되어 있는 유리조각을 삼켜 응급실을 방문한 사례도 있어, 영·유아용 음료의 유리병 사용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리이물의 원인이 된 유리병의 파손 형태를 분석한 결과, 129건 중 '외부 파손'은 16건(12.4%)에 불과한 반면 용기 내부에서 균열 또는 파손이 발생한 '내부 파손'은 113건(87.6%)에 달했다.

한국소비자원이 대형 마트ㆍ편의점ㆍ약국에서 유통 중인 유리병 음료 세트 70개 제품의 포장 상태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50개 제품(71.5%)이 병과 병 사이에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간지(Divider)나 바닥 충전재를 사용하지 않아 유통 중 유리병의 파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4개(62.9%) 제품은 병 표면에 종이 라벨을 부착했으나 나머지 26개(37.1%)는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재질의 압착 필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PET 재질을 사용하게 되면 용기가 파손되더라도 병 형태가 유지돼 소비자가 파손 여부를 쉽게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유리가루가 내부로 들어갈 위험이 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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