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림 대전·충남재향군인회 회장 |
북한 군사정세를 잘 파악하고 있을 미국의 현직 고위 군지휘관들이 잇달아 북한 도발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을 보면, 충분히 그 개연성이 높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특히 라클리어 태평양 사령관의 핵ㆍ미사일 공격 가능성 언급은 끔찍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북한이 실제로 핵공격을 감행해 한국이 대재앙 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경고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핵탄두의 경량화와 소형화를 거의 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 가공할 일은 북한에서 발사되는 핵 탑재 미사일의 속도가 너무 빨라 한국은 그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속수무책 상황이라는 사실이다. 라클리어 사령관이 '재앙(cataclysm)'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배경으로 이해된다.
최근 국내 전문가는 무수단리에서 발사된 북한 미사일이 서울까지 11분 15초면 도달하기 때문에, 현 미사일 방어무기인 개량형 PAC-2나 2015년 도입예정인 PAC-3로는 도저히 방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층방어 중심의 미사일 방어체제(MD)를 진작 구축했어야 하는데 종북세력의 터무니없는 “미국 MD 편입” 주장 때문에, 북한 미사일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실패하고 있는 듯하다.
결국 KAMD만으로는 북한 미사일을 방어할 수 없고, 미국의 첨단 미사일 방어무기를 도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전투기 등 다른 무기를 도입하는 것과 똑같이, MD무기를 도입하는 것이 결코 미국의 MD에 편입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널리 홍보돼야 할 것이다.
동시에 북한은 재래식 전력에 의한 무력 도발도 획책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북한이 특수전 항공기인 AN-2기 10여 대를 동원해 150여 명의 특수부대원들을 인천공항에 투입해 기습점령하는 훈련을 실시한 사실이 정부당국에 의해 확인됐고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까지 열렸으니, 그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재래식 도발의 경우에는 서해 5도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김정은은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을 주도한 장본인인지라 일종의 자신감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의 난폭하고 즉흥적이며 좌충우돌식 성격을 감안할 때, 한번 더 도발해 올 개연성이 충분히 있다. 이산가족 상봉 제의를 수용하는 양보까지 하면서 집요하게 평화공세를 취하고 있는 저의(底意)에 주목해 모든 대비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1월 26일 발표된 미국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는 장성택 처형으로 대담해진 김정은이 더욱 도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반도에 새로운 격동과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위기는 '위험과 기회'란 말도 있듯, 북한체제의 막다른 도발 전략과 붕괴위기에 잘 대처한다면 통일의 축복이 올 수 있다. 지금은 일종의 국가 비상시기이다. 국방 안보태세 확립과 북한정세 변동에 대한 대비를 제1의 안보과제로 삼아야 한다. 우리의 국방태세가 생각보다 열악한 것으로 판단된다. 상륙함(독도함)에 작전헬기도 없고, 이지스함에 탄도 미사일 공격을 막아낼 요격 미사일이 없다는 보도도 나왔다. 국방비를 증액해 하루빨리 첨단무기를 도입해야 한다.
마침 러셀 미 국무부 차관보가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의 중국과 일본 방문을 수행한 후 한국에 들러 “집중적이고 밀도 있는” 북한문제 협의를 우리 측과 진행했다고 한다. 그는 “중요 이슈의 최상에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능력을 추구하는 북한의 도전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 도발과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하고 자유민주 통일을 준비함에 있어서 한미 군사공조와 연합방위체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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