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온 제일교육문화센터 이사장 |
자녀교육에 있어 아버지의 교육과 어머니의 교육은 같을 수도 없고 분명히 달라져야 할 것이다. 사랑이라는 전제하에 아버지는 엄하고 어머니는 자애로워야 한다는 것은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정 교육의 법칙일 것이다. 이러한 가정 교육의 기본 법칙이 '친구 같은 아버지'라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성공한 사람들의 경우 그 뒤에는 엄격하면서 권위 있는 아버지들이 있다. 따라서 자녀가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엄하면서 권위가 있는 아버지가 되라고 조언하고 싶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섭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엄한 것'과 '무서운 것'은 차이가 있다. 엄한 것에는 반드시 권위가 따라야 한다. 권위란 자녀 스스로 아버지를 존경할 때 아버지에게 생기는 것이다. 여기서 권위 있는 아버지는 리더십을 갖추었으며 자상하며 아이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해내어 진심으로 가꿔줄 줄 아는 참된 아버지를 일컫는다. 권위가 따르지 않은 '엄함'이란 '무섭기'만 한 것이며, 교육의 근본은 '변화'인데 그냥 단순히 무섭기만 한다면 자녀가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아버지는 남성이다. 그러다 보니 훈계할 때 기준이 없이 위압적이고, 자녀의 감정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분노하며, 과정을 생각하지 않고 결과만 가지고 혼을 내기 쉽다. 그러다 보니, 자녀는 무조건 아버지를 무서워하다가 사춘기가 되면 일탈을 감행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권위가 없고 엄하지 않은 아버지 밑에서는 '두려울 게 없는' 청소년으로 자라나기 쉽다. 그래서 타인의 고통은 고려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기적'이고 자기 맘에 들지 않는 상황에서는 쉽게 '분노'하는 청소년으로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적어도 다 큰 자식이 남에게 '애비없이 자란 놈'이라는 평은 듣지 않아야 할 것이다. '버릇없다'할 때 '버릇'은 공자가 말하는 '예(禮)'이고 키에르케고르가 말했던 '관계'이고 타인과 나, 즉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해하는 일이다. 그것이 없이 어찌 이 '사회'라는 속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겠는가.
자녀가 자라면 반드시 아버지를 추억할 때가 오고 아버지의 생애와 교육에 대해 평가할 때가 온다. 그때 대부분의 아버지는 이 세상을 떠나고 없겠지만 자녀는 남아 아버지의 듬직했던 그 '어깨'를 추억하고 아버지의 교육을 추억하고 그 교육 속에 면면히 남아 있는 사랑의 힘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살아가면서 반드시 넘으면 안 될 선들과, 지켜야 할 것들과,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걸어야 할 길들을 생각하면서 또 다음 자녀들에게 자신의 경험 속에서 얻은 지혜를 추가하여 교육해 나갈 것이다.
아버지 교육의 핵심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과 넘어서지 말아야 할 것을 꾸준히 인식시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즉, 삶의 '기준'을 제시하는 것에 있는 것이다. 삶의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는 따로 부연 설명할 필요가 없이 중요한 일이다. 어느 인생이고 시련이 없을 수 없는데 그 시련의 '바람'을 맞을 때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사회가 진정한 인간다운 사회가 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여러 중요한 요건들이 있겠으나 교육이 그 근본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정 교육, 그리고 아버지의 '엄하고 권위 있는 교육'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고도 중요한 이 사회 유지의 근간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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